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광복 70주년 , 과연 진정한 광복이 이뤄졌는가

역사의식 없으면 주인의식 또한 없는 것

올해 우리는 조국의 70주년 광복절을 맞이한다. 서울에서는 대기업들이 이곳 저곳에서 빌딩에 대형 태극기를 내걸고 있다. 설령 상술이라 할지라도 이렇게나마 광복절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긴 하다.
광복은 빛 광(光)에 회복할 복(復)자를 써 빛을 되찾는다, 즉 우리 주권을 되찾았다는 의미다. 주권이라 함은 주인으로서의 권리를 말한다. 만약 자신의 주인됨을 모른다면 그것은 온전한 주권을 누리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그렇다면 오늘날 대한민국 진정한 광복이 찾아왔다고 할 수 있을까?
한 설문조사 결과 서울시내 초·중학생 920명을 대상으로 ‘국경일의 의미’에 대해 설문조사했다. ‘국경일에 대한 의미를 알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초등학생은 41%, 중학생은 33%가 잘 모른다고 응답했으며 이 중 상당수는 3.1절과 광복절을 ‘우리나라 생일’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단법인 대구·경북자유교육연합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대구지역 학생 10명 중 8명은 4대 국경일(삼일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복절을 단순한 휴일 정도로 인식하는 젊은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나이가 어려서라고만 치부할 일이 아니다. 젊어서 없는 역사의식이 뒤늦게 나타날리 만무하거니와 역사의식은 어려서부터 굳건히 지켜야할 근본이 되야 한다.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인상부터 찌푸리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재미없고 쓸모가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재미는 없을지언정 쓸모가 없다는 말에는 필자도 위기의식을 느낀다. 역사는 민족의 뿌리다. 많은 이들은 “에이, 다 지난 일인데 뭘” 이렇게 말한다. 독립한 성인에게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부모님 함자나 태어난 고향을 물었을 때 만약 대답을 못한다면 대부분 이상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여기에도 “다 지난 일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가. 왜냐면 부모와 고향은 자신의 뿌리요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부모 없이 어찌 내가 존재할 수 있겠는가? 지난 조상들의 역사 없이 어찌 우리 한민족이 존재할 수 있겠는가.
역사는 우리의 얼을 담은 기록이다. 조선시대의 경우 왕들은 자신의 기록인 사초를 볼 수 없었다. 역사의 공정성을 위해서였다. 사관들은 목숨을 걸고 왕에게 이를 보여줄 수 없다고 맞섰고 사변을 겪을 때도 사관들은 후세들에게 이를 전하기 위해 왕조실록 등의 기록을 필사적으로 지켜냈다. 이렇게 어렵게 지켜낸 역사서를 우리 후손들이 함부로 ‘옛 문서’정도로 평가절하해서야 될까.
단재 신채호 선생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은 이미 많이 회자가 됐다. 하지만 필자는 왜 우리 국민 하나하나가 역사를 잊으면 미래가 없는지 적으려 한다.
가장 큰 이유로 역사가 과거로만 끝날 문제가 아니라 미래와도 상관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과의 독도 문제와 중국의 동북공정 고구려 영토 침탈 야욕만 보더라도 결국은 역사로 귀결될 문제다. 역사가 없으면 우리 영토 주인임을 주장할 수 없다. 우리 미래 영토 문제니 어찌 과거 문제로만 치부할 수 있겠는가.작게 보면 우리 문화재도 그렇다. 외교부는 97년 당시 해외로 유출된 미반환 문화재가 세계 18개국에 6만8천1백35점인 것으로 집계했다. 이 많은 문화재를 역사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면 반환받을 수 없다.
여기에 “그것은 정치인들이 다룰 문제 아닌가 나랑 무슨 상관인가. 먹고 살기 급급한데” 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민족으로서 역사의식을 갖고 민족의식을 함께 공유하지 못한다면 그걸 한민족이라고 볼 수 있을까? 최근 국제화 시대에서 과연 우리나라 사람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가 힘들다. 다만 국적만 놓고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를테면 우리나라 국적을 갖고도 매국 행위를 한다거나 대한민국에 대한 증오심을 갖고 있고 국가 전복을 꾀한다면 이를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반면 본래 캐나다인이었지만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는 일제의 제암리 학살을 고발하는 등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일제에 맞서 싸웠으며 1970년 한국에서 영면하는 순간까지 한국인을 위해 살아왔다. 이 중 누가 한국인이라고 볼 수 있나. 결국 어느나라 사람이라고 한다는 것은 그 정서와 민족의식을 공유하는데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우리사회가 민주주의기 때문이다. 국가의 주권을 가지고 우리의 대표자를 우리 손으로 뽑는 투표권을 갖고 국가의 미래 향배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만약 국가의식이 없는 사람을 우리 대표자로 뽑는다면 우리나라는 정체성 없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때문에 국가관과 민족의식이 굳건한 지도자를 뽑고 선출하기 위한 안목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역사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주인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기 앞서 주인의식을 먼저 가지지 않는다면 이는 직무유기고 주권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광복 70주년, 빼앗겼던 들에 봄은 왔다. 하지만 그것을 온전히 되찾았는가는 우리 스스로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이성한 기자 sung@cktimes.net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