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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 작사·작곡한 옥중가 … 노동은 교수, 국내서 악보 첫 공개

4년간 중국·일본 오가며 자료 모아
연내 '항일음악 350곡' 펴내기로

"만주땅 시베리아 넓은 들판에/동에 갔다 서에 번쩍 이내 신세야/교대 잠이 편안하여 누가 자며/콩둔 밥이 맛이 있어 누가 먹겠나/때려라 부셔라 왜놈들 죽여라."(옥중가 3절 가사)

1909년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살해한 뒤 뤼순 감옥에 갇혔다가 이듬해 사형당한 안중근 의사가 직접 작사·작곡한 '옥중가(오른쪽 악보)'의 일부다. 노동은(69·사진) 중앙대 명예교수가 13일 옥중가의 악보를 구해 역사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와 공동으로 공개했다.

노 교수는 "옥중가는 안 의사의 사촌 여동생인 안익근이 6촌 동생 곽희종에게 가르친 것으로, 중국에서는 이미 채보가 돼 있었다"며 "옥중가 악보 공개는 국내에선 처음"이라고 말했다.

옥중가 외에 민족시인 김여제가 지은 '흥사단 단가', 상하이 임시정부가 발간한 독립신문에 발표된 '독립군가'의 가사와 악보 등도 공개됐다.



노 교수는 "지난 4년간 중국과 일본 등을 오가며 안중근 의사를 비롯한 독립운동가, 혁명가들이 일본의 조선침략에 항거한 내용을 담은 '항일노래' 100여곡을 새로 수집했다"고 말했다.

이중엔 불교계 학교에서 독립 의지를 다지고자 부른 학도가 중 가장 처음 나온 '학도권면가'를 비롯해 부자 작곡가 이두산·정호가 만든 노래도 들어 있다고 한다. 노 교수는 기존에 발표된 250곡에다 새로 찾은 100여곡을 보태 연말에 민족문제연구소와 함께 '항일음악 350곡'이란 항일 노래집을 발간할 계획이다. 동학혁명 시기부터 1945년 해방을 맞을 때까지 항일 노래를 연대별로 정리한다는 것이다.

노 교수는 "우리의 항일 노래들은 1910년 이전에는 미국 찬송가, 1910년대에는 일본 창가와 군가의 영향을 받았고 1920년대부터 독창적인 곡들이 창작됐다"며 "항일노래는 근대 음악사의 중심 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까지는 이념적인 이유 등으로 신흥무관학교 군가 같은 독립군의 활동을 중심으로 한 '독립가요'가 주로 소개됐다"며 "이제부터라도 정파나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민족 전체의 관점에서 항일 음악을 계승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총독부가 금지가요로 지정하면서 잊혀지거나 사장된 작품들에 대한 연구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 교수는 친일파들이 만든 노래와 일본 군가 등을 엮은 친일가요집 발간도 계획중이라고 소개했다. 한국음악학학회장·중앙대 국악대학장을 지낸 그는 '음악기학' 등 400여 편의 국악 관련 논문과 '한국근대음악사' 등 30권의 저서를 발표했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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