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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아 출신 한인 여성 '인생 터치다운'

버펄로 빌스 매입, 꿈의 NFL 구단주 된 킴 페굴라씨

석유부자였던 남편 만나 22년째 행복한 결혼 생활
도널드 트럼프 쟁쟁한 경쟁자 따돌리고 구단 매입

엄청난 부와 명예를 쥔 소수의 미국인이 가장 하고 싶어하는 것은. 바로 프로풋볼(NFL) 구단주다.

NFL의 여성 구단주인 킴 페굴라(46)씨가 한인 출신으로 뒤늦게 밝혀져 화제다. 서울 출생의 킴은 경찰서 앞에 버려진 고아였다. 5살이던 1974년 크리스마스날에 뉴욕주 페어포트시 백인부부 랠프와 매릴린 커에게 입양됐다.

생부모로부터 버림받은 킴. 초라하게 인생을 출발했지만 지금은 미 스포츠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극소수로 우뚝 섰다. 그는 남편 테리와 함께 NFL 버펄로 빌스와 프로하키(NHL)팀인 버펄로 세이버스의 공동 구단주로 활약하고 있다.

킴은 대학 졸업반 때 천연개스와 석유부자인 테리와 사랑에 빠지며 인생이 바뀌었다. 방송기자가 꿈이던 킴은 취직 인터뷰를 준비하느라 바쁘던 와중에 친구였던 테리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자신의 석유기업에서 일해 보지 않겠냐는 제안이었다.



연인관계로 발전한 킴은 결심했다. '이 남자와 결혼해야겠다'.

그런데 킴의 부모는 걱정이 앞섰다.

테리가 이혼경력이 있고 나이도 킴보다 18살 많다는 게 걸렸다. 게다가 전 부인과 아이도 둘이나 두고 있었다. 직장 상사와의 연애관계도 탐탁지 않았다. 하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고 했던가. 킴의 설득 끝에 둘은 결혼에 골인했다. 22년째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고 제시카(21) 켈리(19) 매튜(16) 3남매도 훌륭하게 크고 있다.

어느날 테리는 킴에게 "스포츠팀을 운영하는 게 내 평생소원이었다"며 "만약 구단을 산다면 당신도 올인할 수 있냐"고 물었다. 부부는 석유사업을 47억 달러에 매각한 뒤 NHL 버펄로 세이버스에 이어 지난해 9월 미 스포츠의 상징인 NFL의 버펄로 빌스를 14억 달러에 매입했다. 경쟁자는 대선후보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있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와 록스타 본 조비였다. 테리와 킴은 당시 평가액의 1.5배에 달하는 액수를 베팅해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빌스 구단의 러스 브랜든 회장은 "킴의 성공은 미국사회의 긍정적인 면을 잘 부각시키고 있다"면서 "입양부모들이 그를 훌륭하게 키웠다. 고아에서 NFL 구단주가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라며 추켜세웠다.

성공했으니 한 번쯤은 생부모를 보고 싶을만도 하지 않을까. 그러나 대답은 'No'다.

"사람들이 내게 자주 물어요. 한국에 가서 생부모를 한 번쯤은 만나보고 싶지 않냐고. 하지만 그렇게 할 이유를 모르겠어요. 이미 저에겐 훌륭한 부모가 여기 있잖아요."

빌스는 수퍼보울에 자주 올라갔지만 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 킴은 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지난 1월 수비의 대가 렉스 라이언을 새 감독으로 직접 영입했다.

킴은 "정말 인생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내 인생의 출발점과 현재의 나를 생각하면 감개무량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고아출신 한인여성 풋볼 구단주의 인생 터치다운이 주목된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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