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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아 정체성, 사회가 외면"

재외한인사회연구소 연례 학술대회
입양인 12명 어린 시절 경험 발표

"한인일 수도 아시안일 수도 백인일 수도 없었다. 단지 이 모든 것이 섞인 한국계 입양아일 뿐이었다."

1987년 미네소타주 백인 가정으로 입양된 니콜 셰퍼드는 한국계 입양아로서 겪은 어린 시절에 대해 "그저 고통일 뿐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되며 부모라는 강한 정체성이 생겨 더 이상 혼란스럽지는 않다"며 "하지만 유치원 때부터 대학생까지 지난 20여 년간은 한인도 아시안도 백인도 아니라는 혼란에 뒤엉켜 불안한 삶의 연속이었다"고 고백했다.

7일 퀸즈칼리지에서 열린 재외한인사회연구소 제6회 연례 학술대회에서는 미국에 거주하는 12명의 한국계 입양인들이 정체성을 찾고자 고군분투했던 어린 시절 경험을 하나씩 토로했다. 대부분 이름만 보아서는 한국계인지 가늠할 수 없었지만 이들은 누구보다 한국을 그리워하고 애틋해했다. 셰퍼드처럼 미네소타주 백인 가정으로 입양됐던 웬디 매리 레이번은 "백인 마을에서 백인 가족과 함께 자랐지만 내가 태어났고 어딘가에 생모와 친형제가 살아있을 한국"이라며 한국을 '그립다'고 표현했다.

최근에서야 학계에서는 한국계 입양아 정체성 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입양이 활발했던 1980년대 초 미국으로 입양된 이들이 이제는 성인이 돼 지난 시절의 고통과 문제에 대해 털어놓을 수 있어 이들의 정체성 문제를 심리.사회학적으로 접근하는 연구가 활발해진 것. 하지만 이들이 겪은 정체성 위기에 대한 문제가 그 동안 사회로부터 상당히 외면돼 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 한국계 입양아들은 정체성 위기 직면 시 홀로 문제를 감당해야 했던 것. 셰퍼드는 "예를 들어 한인 가정에서 자란 한인 학생들은 아시안이라는 고정관념에 입각해 본인의 정체성을 형성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대부분 백인 가정에서 자라는 한국계 입양아 학생들은 아시안이라고 하기에도 백인이라 하기에도 어색하기 때문에 결국 홀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불안에 시달린다"고 밝혔다. 이어 "어린 입양아 학생들의 심리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치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조은 기자
lee.joe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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