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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동포재단 대화' 미루는 한인회

김형재 / 사회부 기자

LA한인회 내부 사정을 아는 이들은 "조직 운영이나 인적 구성이 모래성 같다"는 지적을 많이 한다. 창립 54주년이란 역사와 달리 회장이 바뀌는 2년이나 4년마다 '리셋' 버튼을 누르기 일쑤다. 단체 구성원의 축적된 경험이나 지혜를 바라기엔 내적 성숙도가 미흡하다.

특히 LA한인회는 '정통성'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늘 받는다. 50만~70만 한인사회를 대표한다지만 한인 대다수는 LA한인회의 존재감을 인정하지 않을 때가 많다. 사실 '그들만의 잔치'라는 조소는 LA한인회 스스로 초래한 모습이다.

특정 사회의 대표단체로 자리매김하려면 구성원 다수의 동의가 필수다. 하지만 LA한인회는 지난 10년 동안 다수 한인의 동의를 외면했다. 회장 선출 과정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편파적인 잣대는 늘 문제를 일으켰다. 정관을 내세운 '무투표 당선'은 당선자를 위한 사전작업의 결과물일 때가 많았다. 오죽하면 LA한인회가 두 개로 쪼개지고, 한인사회는 선거를 통한 대표 선출을 열망했을까.

다수 구성원의 동의를 얻지 못한 대표는 정통성 질문에 늘 발목을 잡힌다.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낮아지려는 자세와 겸손을 보이면 분위기가 반전되기도 한다.



제33대 LA한인회 로라 전 회장은 전가의 보도처럼 역시 무투표 당선됐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그가 일부 전직 한인회장의 아집과 독선의 모습을 답습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50대 기수론처럼 한인사회 변화를 이끄는 듯한 모습은 박수도 받았다.

최근 LA한인회장 실세 논란과 한미동포재단 정상화 문제가 맞물리면서 로라 전 회장이 변했다는 말이 들린다. 본인 스스로 LA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장'이라는 외침을 자주 한다. "나를 알아 달라"는 자화자찬이다. 취약한 정통성을 겸손으로 극복하려 하지 않고, "내가 누군지 아느냐"는 권위의식에 빠진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LA한인회관 관리주체인 한미동포재단의 내분 해결과 정상화는 LA한인사회가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다. 그동안 LA한인회는 LA총영사관을 움직여 반대파인 윤성훈씨를 설득했다. LA총영사관이 어렵사리 내놓은 중재안에 양측 모두 동의한다는 답변도 얻었다.

특정인의 영향력에 휘둘리는 것 아니냐는 실세 논란과 관련해 로라 전 회장은 "한인회 대표는 한인회장이다. 한미동포재단 정상화 협상 등 모든 결정은 저의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로라 전 회장과 윤성훈씨는 이제 정상화 실천에 나서면 된다. LA총영사관과 윤성훈씨도 재단 정상화 결과물을 만들자고 나섰다. 그런데 로라 전 회장은 명분 없는 대화는 안 된다는 식으로 시간을 끌고 있다. "대화에 나서겠다"면서 정작 실천이 배제된 그의 모습에 주변 사람은 고개를 갸우뚱 한다.

지난 한 주는 LA한인회를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명색이 한인사회를 대표한다는 단체가 다시금 동포사회의 천덕꾸러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들었다. 동포사회의 여론을 수렴하고 한인 공동체의 미래를 고민하는 단체인지, 특정 개인의 자기만족을 위한 사조직인지는 이 단체 스스로 증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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