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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에어] 대통령 얼굴과 진실의 민낯

세월호 7시간의 의혹에 '주사아줌마', '기치료 아줌마'까지 등장했다. 특검팀이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2013년 이른바 '보안 손님'을 청와대로 안내해 왔던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정 전 비서관에게 '주사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기치료 아줌마 들어가십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검은 무자격 의료인들이 청와대에 드나들었고 이들이 대통령에게 불법 의료 시술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또한, 세월호 침몰 당시 이들이 청와대에서 불법 시술을 했을 가능성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7일 JTBC 뉴스룸은 세월호 참사 다음날 찍힌 박 대통령의 얼굴 사진에서 시술 흔적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앞서 참사 닷새 후인 4월 21일 대통령 얼굴 사진에서 피부 미용 시술 흔적을 찾아낸 데 이어 참사 바로 다음 날인 17일 사진에서도 21일과 같은 부위에 동일한 자국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사진을 본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사진에서 보인 자국은 실 리프팅 시술의 흔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15일 보이지 않던 주삿바늘과 멍 자국이 17일부터 보이기 시작한 것은 참사 당일인 16일 시술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통령의 얼굴 가꾸기를 탓하기 위해 미용시술 여부를 파헤치는 것은 아니다. 카메라에 좀 더 젊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보이고 싶은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고 매일 자신의 얼굴을 TV에서 보는 여성 대통령이 외모에 관심을 갖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런 행동이 언제, 어디서 특히 어떤 상황에서 이루어졌는지가 문제다.



지난달 구치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연 정호성 전 비서관은 "당일 대통령은 관저에 머물렀고, 매우 피곤해했다"고 말했다. 그날 관저에 누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대통령의 사생활이라 말할 수 없다"고 했다.

300명이 넘는 세월호 희생자들이 배 안에 갇혀 살기 위해 쇠문을 맨손으로 쳐가며 사투를 벌이고 있을 때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할 책임을 지닌 대통령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대통령 자신뿐이라는 얘기다.

언젠가 소셜미디어(SNS)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첫해 사진과 재임 후 사진을 비교해 놓은 것을 본 적이 있다. 4년 만에 흰머리는 부쩍 늘고 볼은 푹 꺼져 주름이 더해져 과장을 보태면 10년은 더 나이 들어 보였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굴욕샷이 여러 장 된다. 대선 캠페인에서는 늘 단정하고 깔끔한 모습으로 유권자들을 대했지만 국무장관 시절에는 종종 두꺼운 뿔테안경을 쓰고 부스스한 머리를 질끈 묶고 공무를 수행했다.

반면 세월호 참사 7시간 만에 모습을 나타낸 박근혜 대통령은 평소와 같은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단정한 모습으로 참모진들과 노란색 작업복 스타일의 점퍼를 맞춰 입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했다. 1분 1초가 급한 생살 같았던 시간, 국민은 평소와 같은 올림머리를 하고 퍼런 멍자국과 주삿바늘을 가리기 위한 화장을 한 대통령의 모습을 보길 원했을까?

청와대는 세월호 7시간의 대통령 행적을 상세히 밝히라는 헌법재판소의 요구에 적극 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 번도 국민에게 민낯을 보이지 않았던 대통령이 이번 만큼은 진실의 민낯을 보여주길 바란다.


부소현/JTBC LA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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