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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 국제칼럼] 트럼프 ‘트윗 정치’의 공포

“혹시 내게도 트럼프의 트윗이 날라오는 건 아닌가?”

최근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전 세계 정치인과 기업인, 심지어 연예인과 일반 시민마저 일종의 공포증에 사로잡혀 있다. 왜냐하면 1890만 명의 팔로워를 자랑하는 제45대 대통령 당선인 트럼프가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트럼프 타워의 호화로운 아파트에서 새벽 이른 시간대에 날리는 트윗 때문이다.

트럼프는 자신을 ‘트위터의 헤밍웨이’라며 21세기의 새로운 미디아 소통 문화를 개척해 나가는 ‘트윗의 귀재’라고 자화자찬한다. 그러나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은 일반적으로 트럼프의 ‘트윗 정치’에 오히려 부정적이며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인다.

트럼프의 ‘트윗 정치’의 내용과 스타일은 과연 어떤 지 최근의 예를 살펴보자.



먼저 한국에 매우 민감한 북핵 문제와 관련한 김정은의 신년사에 대한 트럼프의 즉각적인 트위터 응답이다. 지난 1월 1일 김정은은 대통령 당선인 트럼프에게 다음과 같은 두 개의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대륙간탄도탄 미사일(ICBM) 시험발사 준비작업이 완료 단계에 와 있어 곧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 그리고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여 핵미사일 동결을 목표로 한 협상을 하자.”

몇 시간 후 트럼프는 북한의 ICBM 개발이 완료단계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주장과 이 같은 주장에 대한 일부 정치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추측에 대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반박했다.

겉으로 보기엔 별일 없었던 것 같지만, 워싱턴 포스트의 논설 부실장 잭슨 디엘에 의하면 트럼프가 33살 난 독재자에게 ‘놀아난 꼴’이 되었다는 지적이다. 왜냐하면 북한의 ICBM 개발은 아직 완료하지 못했고, 김정은의 진짜 속셈은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자신을 인정하고 자신과 직접 대화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었는데 그 술수에 빠진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음으로 지난 1월 5일 트럼프가 일본의 자동차 회사 도요타를 트윗으로 공격했다. “도요타가 미국에 수출할 코로라 모델을 제조하려 멕시코의 바하에 새로운 공장을 짓겠다고 하는데, 절대로 안 된다. 미국에 공장을 짓던지 높은 국경세를 내라.”2시간 후 도요타가 트럼프의 지적에 다음과 같은 정정 보도를 냈다. “멕시코 바하에 있는 공장은 14년 전에 세운 것으로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미국 자동차 회사의 생산을 돕고 있다.”

도요타는 한발 더 나아가 미국 경제를 돕고 있다며 중요한 수치를 트위터에 띄웠다. “지난 3년간 토요타는 미국 제조업에 7억 달러를 투자하여 1130 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도요타는 이처럼 처음엔 트럼프의 ‘트윗’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지만, 3일 후(1월 9일) 도요타 북미 CEO 짐 렌트의 입을 통해 “앞으로 5년간 미국에 1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라고 발표하면서 백기를 들었다. 폭스 뉴스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트럼프가 또 하나의 ‘트윗 정치’ 승리를 거두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중장기 측면에서,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면서 위와 같이 선의의 교역 파트너에게 모욕을 주고 팔목을 비틀어 미국에 투자를 강요하는 트윗 정치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예측 불허의 불같은 성격으로 트럼프 스스로 자신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가 KKK나 히틀러 같다는 미국 극좌들의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백인우월주의’나 ‘미국 우선주의’를 부르짖는 대통령으로서의 품격 점수는 높아야 C+ 정도다. 트럼프는 오만한 기업가 출신으로 실수나 패배를 인정할 줄 모르고, 협상력의 꽃인 상생(Win-Win)보다는 피 흘린 후의 완승을 추구한다.

또 트럼프의 트윗 내용과 스타일은 너무 예측 불가능하고, 충동적이라 두렵다. 그래서 자칫 예상치 못한 돌발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국제 외교면에서 트럼프는 방향 예측이 불가능한 럭비공 취급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미국의 협상력이 크게 떨어질 위험도 있다. 진솔한 국제적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얘기다.

박영철/전 세계은행 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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