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직원은 출근하지 않았고, 학생은 결석했다"

전국 주요 도시, '이민자 없는 날' 동맹휴업
LA도 자바시장·식당 등 각종 경제활동 타격

한산한 거리, 굳게 닫힌 상점들. 직원들은 출근하지 않았고 학생들은 결석했다.

이민자에 의해 세계 최강국으로 우뚝 선 미국에서 16일 '이민자 없는 날(Day Without Immigrants)' 동맹휴업이 전국적으로 펼쳐졌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민자 없는 날'을 기획한 이들은 이번 동맹휴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민자의 나라' 미국에서 이민자들이 하루하루 일상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보여주겠다는 취지였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주류언론에 따르면 이들은 워싱턴DC와 뉴욕, LA를 비롯한 전국의 이민자들에게 직장에 출근하지 말고, 가게 영업도 하루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이에 더해 쇼핑이나 주유, 외식 등 소비행위도 중단하고, 아이들도 학교에 보내지 않는 전면적인 '보이콧'에 나설 것을 호소했다. LA에서는 이날 히스패닉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상당수가 동맹휴업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히스패닉 업소가 집중된 한인타운 인근 알바라도 불러바드 선상 6가에서부터 올림픽 불러바드 사이의 업소 가운데 약 70~80%는 이날 아예 문을 열지 않고 영업을 포기했다.

의류업체가 몰려 있는 자바시장도 이날 오전 풍경은 평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한산했다. 제일 큰 타격을 받은 곳 가운데 하나는 봉제업계. 상당수 직원이 결근하는 바람에 주문일정에 차질이 빚어질까 업주들이 전전긍긍했다.

자바시장의 경우 주초부터 소셜미디어나 메신저, 전단지 등을 통해 이날 동맹휴업 참여를 서로 독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단지에는 '우리가 비록 하루를 잃게 됐지만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얻게 될 것이다'는 문구가 새겨 있었다.

이민자들의 분노는 자영업자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하루 벌어 먹고 사는 일용직 근로자도 큰 손해를 감수하고 시위에 참여했다.

한인타운 내 한 세차장에는 약 20~30%의 히스패닉 직원이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출근한 나머지 인력도 심정적으로는 동맹휴업에 참여하고 싶었다고 속마음을 밝혔다.

한인타운 내 각급 학교 역시 평소보다 결석률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히스패닉 인구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부모들이 동맹휴업에 동참하는 뜻으로 자녀를 등교 시키지 않아 평소보다 결석자 수가 3~4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분명 학생들의 결석이 늘었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만약 구체적인 학교나 자신의 이름이 기사에 나갈 경우 학교나 학생에게 불이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모두 익명처리해달라고 부탁했다.

한인타운 6가와 알바라도 길이 만나는 곳에 있는 메트로 역 광장에서는 라틴 아메리칸 연맹이라는 이름의 단체가 주최한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한인타운 내 한인업소들의 참여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 1면 '동맹파업'에서 이어집니다

교직원 50%가 파업에 참여하는 워싱턴DC 소재 주빌리 점프스타트 보육원은 이날 오전 30분 늦게 문을 열고 오후에는 1시간 일찍 문을 닫았다. 이 보육원의 사무장인 라이트씨는 "직원들이 파업에 나섰기 때문에 선택지가 별로 없다"면서도 '우리는 그들의 선택을 존중한다. 직원들은 우리 공동체로부터 왔고 우리는 이들의 공정한 대우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일부 유명 셰프들은 자신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영업을 모두 중단하며 파업에 동참했다.

다음달 8일에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이 없는 날' 총파업이 예정되어 있다. 이외에도 반트럼프 시민운동 연합 '민주주의를 위한 파업(Strike4Democracy)'이 페이스북 페이지를 열고 오는 17일 총파업을 벌인다고 예고했다. 이 페이지에는 현재 2만2000명이 참석 의사를 밝히고 있다. 오는 토요일(18일) 오전 10시에는 맥아더 공원 앞 메트로 역에서 더 큰 시위가 예정되어 있다. 반이민, 노점상 규제 등으로 한 목소리를 내는 시위대가 시청까지의 행진을 예고하고 있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