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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공도 다 좋아요" 뚱하지 않은 '류뚱'

장기간 재활, 재기에 자신감 보여
올 첫 라이브피칭 시속 140km 나와
다저스 감독 "공이 살아있는 느낌"
겨울 휴가도 없이 훈련, 근육 키워
"선발 로테이션에 맞춰 피칭할 것"


지난 22일 애리조나 글렌데일의 캐멀백랜치. 류현진(29·LA 다저스)이 불펜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계획된 공을 모두 던졌으니 라커룸으로 돌아가도 되는데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류현진을 멈춰세운 건 바로 클레이턴 커쇼(29)의 피칭이었다.

커쇼는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을 세 차례나 받은 선수다. 류현진이 지난 2013년 다저스에 입단했을 때부터 롤모델로 삼았던 선수가 바로 그다. 5년째 함께 하고 있는 커쇼의 불펜피칭을 류현진이 이렇게까지 열심히 관찰하는 이유는 뭘까.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잖아요. 커쇼가 불펜피칭을 하는 것만 봐도 배울 게 많아요. 준비하는 과정부터 공을 던지는 순간까지 다 보고 싶어요."



진지했던 류현진의 표정은 커쇼의 피칭이 끝난 뒤에야 환하게 풀렸다. 동료들과 취재진에게 농담을 하고 장난도 쳤다.

이날은 류현진에게도 중요한 날이었다. 그는 지난 20일 올해 첫 라이브피칭(타자를 세워놓고 실전처럼 던지는 훈련)을 했다. 류현진은 1이닝 동안 안타 1개를 맞았지만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았다. 시속 140㎞ 정도의 공을 던졌는데, 스프링캠프를 시작하자마자 이 정도 스피드가 나오는 건 그의 컨디션이 무척 좋다는 걸 뜻한다.

투수 출신 손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류현진의 라이브 피칭이 좋았다. 그러나 부상에서 진짜 벗어났는지 알기 위해서는 던진 다음날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2015년 5월 왼 어깨 수술을 받았다. 재활 기간을 1년 정도로 예상했으나 회복이 늦어지는 바람에 지난해에는 메이저리그 1경기에만 등판했다. 스피드를 끌어 올리면 며칠 후 통증이 재발되는 일이 반복됐다.

류현진은 이날 커쇼와 캐치볼을 하며 몸을 푼 뒤 불펜피칭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는 "라이브 피칭을 마친 뒤 통증이 전혀 없었다. 지금은 수술을 받기 전과 같은 상태다. 미국에 온 이후 가장 컨디션이 좋다"고 말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이 몸을 잘 만들어 왔다. 류현진의 라이브피칭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며 "피칭 폼이 좋아보였고, 공이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였다"고 칭찬했다.

2013년과 2014년 다저스의 3선발로 활약했던 류현진은 올 시즌 다시 출발선에 섰다. 커쇼와 리치 힐, 마에다 켄타가 다저스의 1~3선발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스콧 카즈미어, 브랜던 맥카시, 훌리오 유리아스 등 3명의 투수와 함께 4~5선발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류현진은 "지난 2년간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올해는 선발진에 다시 진입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몸 상태가 좋아서 자신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류현진의 피칭을 직접 본 전문가들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손혁 해설위원은 "공을 던질 때 부상 부위에 신경을 쓰면 자신도 모르게 투구 폼이 달라진다"며 "지난해 류현진에게 그런 동작이 보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부상 이전처럼 자신감을 갖고 편하게 던지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도 "아직 100%라고 할 수는 없지만 현 시점에서는 기대 이상으로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술을 받고 재활 훈련을 하는 과정은 지루하고 힘들다. 류현진도 "재활 기간이 너무 재미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지난 겨울 류현진은 휴가도 반납한 채 단조롭고 지겨운 훈련을 묵묵히 이겨냈다. 살이 쏙 빠진 것처럼 보였지만 그는 "체중이 1㎏도 줄지 않았다"고 했다. 지방이 빠진 대신 근육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류현진이 거쳐야 할 단계는 더 남아있다. 전력 피칭을 해도 아프지 않아야 하고, 닷새에 한 번씩 던져도 통증이 재발하지 않아야 한다. 류현진은 "이제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맞춰 피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표정에서 특유의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박지영·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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