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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 복수국적, 여성 피해자도 적지 않다

병역 의무 있는 남성 문제로만 인식
한국 유학준비 J양, 포기 상황 직면
'홍준표 악법' 폐지·수정 목소리 커져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신고 문제가 병역이 걸린 남자뿐만 아니라 병역의무와 무관한 한인 2세 여자에게도 피해를 주는 사례도 심심찮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 문제는 병역의무가 있는 남자에게만 해당하고 여자는 상관없는 문제로 인식되어 왔다.

이에 따라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 규정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하루빨리 시정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외동포신문은 최근 이와 관련된 사례와 담당 변호사의 인터뷰 내용을 게재했다.

최근 미국 유명 장학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유학을 준비하던 J양은 A3 비자 발급 신청 과정에서 본인이 복수국적자 신분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J양은 미국 영주권자인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1995년 7월 미국에서 태어났다. 따라서 J양은 당연히 미국 시민권자지만 부모가 영사관에 출생신고를 했기 때문에 복수국적자 신분이 되어 있었다.

다행히 국적이탈신고 만료 연령인 만22세가 되기 전인 올해 1월 주애틀랜타 총영사관에 국적이탈 신고를 했다. 하지만, 국적이탈신고 처리기간이 발목을 잡았다. 총영사관 담당자는 국적이탈신고 수리에는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J양은 수개월 안으로 비자를 받지 못하면 '한국 유학' 기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에 있는 법무법인 공존의 차규근 변호사는 "J양과 같이 여성의 경우는 병역기피 여부에 대한 심사가 불필요하므로 신고 즉시 그 효과가 발생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남성과 동일하게 처리됨으로써 예상치 못 한 불이익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차 변호사는 또 "허가업무가 아닌 신고업무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점도 지적했다.

"예전에는 이탈신고업무는 2~3개월 걸렸는데, 언제부터인가 시간이 늘어나더니 이제는 1년이나 되는 긴 시간이 걸리고 있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그는 비판했다.

차 변호사는 이외에도 "국적법은 국적이탈 제한 사유로 법 제12조 제3항의 '원정출산자(남성)의 병역해소 여부'와 법 제14조의 '외국에 주소를 두고 있는 경우에만 신고 가능'하다고 2가지만 규정하고 있다"며 "J양과 같이 외국에 주소를 두고 있으면서 병역과 무관한 여성이라면 어떠한 법적 제한사유도 없으므로 이탈신고 수리에 많은 시간이 걸릴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부당함을 꼬집었다.

차 변호사는 해결책으로 "J양 같이 국적법상 이탈제한 사유가 없는 것이 명백하고, 또한 시급히 처리되어야 할 객관적 사유가 있는 사례들을 유형화한 지침을 만들어 패스트 트랙으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LA인근에 거주하는 스티브 김(52)씨는 "병역기피 목적의 원정 출산이 아니라 자연발생적으로 외국에서 태어난 2세와 그 부모에게 시간적 정신적으로 막대한 부담을 주고 있는 선천적 복수국적자 국적이탈 악법이 이제는 폐지되거나 현실에 맞게 수정되어야 한다"면서 "한국 정부는 극히 일부인 원정 출산 남성을 제재하기 위해 재외동포의 삶을 법으로 묶으려 하지 말고 재외동포의 삶을 위한 법을 만들려고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법'으로도 불리는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법은 여자는 만 22세까지, 남자는 만 18세가 되는 해의 3월 31일까지 국적이탈 신고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남자의 경우 이 시기를 놓치면 병역의무가 해제되는 만 38세까지 국적이탈을 할 수 없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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