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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푸틴 연결 끈은 최장 용병 기업 '블랙워터' 설립자

WP "러시아 게이트 조사 중 드러나"
프린스, 1월 인도양 세이셸 섬에서
UAE 왕세자 통해 푸틴 측근 만나

갑부 교육장관 디보스가 친누나
대선 때 트럼프에 25만불 기부도
백악관 "회동에 대해 아는 것 없다"


지난 1월 11일, 인도양의 섬나라인 세이셸 공화국. 세계적인 휴양지인 이곳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비선(秘線) 측근이 사람들의 눈을 피해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9일 전이다.

트럼프 측 인사는 민간군사업체 '블랙워터'의 설립자인 에릭 프린스(48). 러시아 측 비선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양측은 회동에서 트럼프와 푸틴의 대화 창구 개설을 모색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일 보도했다. WP는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 "미.러 비선 회동은 연방수사국(FBI)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과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내통 의혹을 조사하던 중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 만남이 특히 주목받는 건 '비선'으로 지목된 프린스가 민간인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워싱턴 스탠더드'와 거리가 먼 인사들을 중용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비춰보더라도 프린스의 이력은 매우 튄다.



그가 설립한 '블랙워터'는 돈을 받고 싸우는 용병을 파견하는 기업이다. 민간군사업체 중 최대.최강으로 꼽히는데 폭력과 학살로 악명이 높다. 민간인 대거 살상으로 미국 군사력 오남용의 상징이 됐을 정도다. 특히 2007년 이라크 바그다드 니수르 광장에서 '블랙워터' 용병이 민간인을 향해 총격을 퍼부어 17명이 죽고 20명이 다친 사건은 미 법원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다.

그럼에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인 2010년 '블랙워터'는 미 국무부와 1억2000만 달러, 중앙정보국(CIA)과 1억 달러 계약을 맺었다. 프린스는 "블랙워터와 미군의 관계는 배송업체 페덱스와 연방우정국과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여겼다. '사설 군대'가 경직된 관료 조직에 효율성을 투입하는 해법이라는 것이다.

2010년 회사를 매각한 프린스는 현재 홍콩의 물류 기업 프론티어 서비스 그룹을 이끌고 있다. 지난 대선 때 프린스는 트럼프 캠프에 25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백악관 수석전략가인 스티브 배넌 등 정부 실세와도 가깝다. 트럼프의 대선 승리 후엔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수차례 목격됐다. 백만장자 교육장관인 벳시 디보스가 그의 누나다. 그럼에도 그는 트럼프 정부 외곽의 민간인으로 남았다.

WP에 따르면 프린스는 러시아와의 비밀 접촉에 자신과 가까운 아랍에미레이트(UAE) 인맥을 은밀히 동원했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 왕세자다. WP는 "프린스가 UAE 고위인사들에게 자신을 트럼프 대통령의 비공식 특사로 소개하며 러시아 측과의 만남 주선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세이셸에서의 대화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UAE의 개입이 추측의 단초가 될 수 있다. WP는 "시리아와 이란에 대한 러시아의 역할 축소가 가능한지 살펴보려고 UAE가 중개 역할을 맡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이란과 함께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하고 있다. 이란은 UAE의 주적이고, 러시아의 개입으로 시리아 내전은 세계대전을 방불케 하는 대참사가 됐다.

미국.러시아.UAE 세 나라 인사들이 '시리아.이란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축소'와 '미국의 러시아 제재 완화'를 함께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기사에 거론된 당사자들은 모두 사실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회동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프린스의 대변인도 "완전한 날조다.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세이셸공화국 역시 아는 바 없다는 입장이다. 세이셸 배리 파우레 외교장관은 "세이셸은 사람들이 눈을 피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하지만 냄새는 난다"며 "비밀회동이 있었다 해도 놀랍지는 않다"고 말했다.


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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