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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장벽' 공사 대형 건설사 대부분 불참

지난 4일 입찰 마감
"이미지 훼손 걱정돼"

멕시코 장벽 건설 입찰 시한이 4일 마감된 가운데 막상 장벽건설을 위한 자원과 능력을 보유한 대형 건설 기업 대부분이 불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CNN에 따르면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인 ENR(Engineering News Record)이 선정한 20대 건설기업들 가운데 고작 3개 기업만이 세관국경보호국(CBP)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제출했다.

또한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은 정부계약을 따낸 3대 건설기업인 벡텔과 플루어 그룹, 터너도 장벽건설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트럼프 장벽은 80억~2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알려진 대규모 프로젝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한해 분 장벽건설 예산으로만 41억 달러를 의회에 요청한 바 있다.



트럼프 장벽이 건설·엔지니어링 업계에서 이름을 날릴 어마어마한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이미지 훼손이라는 후환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 5000개 건설·엔지니어링 기업을 대표하는 미국엔지니어링협회(ACEC)의 데이브 레이먼드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내 평생 (이런 기회를 포기하는 것과 같은) 경험은 생각할 수 없다"고 전했다.

ACEC에 따르면 기업들은 트럼프 장벽에 참여했다가 미래에 연방정부 외에 시정부와 주정부가 진행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을 경계하고 있다. 가주와 뉴욕 등에서는 트럼프 장벽에 참여한 업체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레이먼드 회장은 "주 차원의 (블랙리스트) 추진 소식은 트럼프 장벽에 대한 관심을 냉각시켰다"라며 "대부분 기업들이 이를 불공평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이미지 훼손의 리스크를 감수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블랙리스트 법안이 통과될 경우 트럼프 장벽 건설에 참여한 기업들은 수억 달러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의 한 광고전문회사 대표인 진 그라보프스키는 "이런 종류의 사업은 회사 실적으로 포트폴리오에 넣어 선전하기는 힘든 종류이다. 댐이나 교량과 달리, 이건 어떤 행정부의 정치철학에 따른 위험부담 때문에 앞으로 사업에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월2일 고객이 원한다면 장벽에 쓰일 시멘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던 세계 최대 건축자재 회사 중 하나인 세멕스(Cemex)의 로헬리오 잠브라노 사장은 지난 달 30일 "확실히 말해두건대 세멕스는 장벽 건설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말을 바꿨다.

이는 루이스 비데가라이 멕시코 외무장관이 17일 트럼프 장벽에 참여하기 전 "양심에 비춰봐라"고 경고하는 등 정치적 압박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트럼프 장벽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USCBP에 따르면 200개 이상의 기업들이 이에 입찰했다. 입찰 기업들은 국경장벽에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하는가 하면 또 어떤 기업은 장벽의 폭을 넓혀서 관광객들이 사막을 구경하는 전망대로 활용할 것을 제안하는 등, 전통적인 건설 설계 외에도 여러 가지 새로운 발상을 제안했다.

하지만 입찰한 대부분 기업들이 소형 건설기업들이기 때문에 과연 그들이 트럼프 장벽과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시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장벽을 위한 인력이나 자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CNN에 전했다.

한편 USCBP 측은 이에 대한 우려에 언급을 회피했다.

벡텔 등 장벽 건설에 입찰하지 않은 대기업들은 "사업 결정을 공개적으로 논의하지 않는다"며 일관적으로 언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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