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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한반도 위기, 긍정적으로 보기

지난 6일 미국이 시리아 공군기지를 토마호크 미사일 59발로 공격했다. 이날 공격은 미국의 돈을 들여 해외에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크게 다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개입과 외교 중 무엇을 우선할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 외교를 배제하겠다고 한 것도 아닌 데다 한때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비난한 적도 있다. 대응방법은 사안별로 얼마든지 다를 수 있음을 생각하면 이번 공격이 그리 놀랄 것도 아니다.

참고할 사례가 있긴 하다.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예산의 큰 폭 증액과 군사력 강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대신 국무부 예산을 30% 정도 삭감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것으로만 보면 오히려 군사적 압박에 좀 더 무게가 쏠렸다. 군사력 사용 배제보다는 미국에 이익이 되지 않는 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해석이 더 옳을지도 모른다.

미묘한 것은 시리아 공격이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북한을 가르키는 손가락일 경우다. 중국 시진핑 주석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그것도 만찬이 끝난 뒤 시리아를 공격했다. 이어서 항공모함 전단을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파견한 것은 언제든 물리력을 동원할 수 있다고 공언한 것으로 해석해도 무리가 아니다.



한반도 주변의 군사력 증강은 경계해야 하고 무력충돌은 막아야 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불개입을 외친 뒤 미사일을 쏜 것처럼 항모 전단을 동원했다고 꼭 외교적 해법을 배제했다고 볼 수는 없다.

상황은 긍정적인 부분이 전혀 없지도 않다.

우선 취임 80일에 불과한 미국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이렇게 주요 현안으로 올려놓은 것은 처음이다.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 핵은 늘 뒷전이었다. 임기 말에야 해결에 나섰다가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떠났다. 그래서 북한 핵은 '처음부터 다시'를 반복하기 일쑤였다. 이번엔 취임 80일 만에 손을 댔으니 포괄적인 해결을 기대할 만도 하다.

문제는 외교적 협상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다. 한국은 대선 정국으로 리더십에 공백이 있지만 대선주자와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무력사용 반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북한은 미군의 화력 증강엔 셈이 복잡할지 몰라도 초반에 핵 문제가 주요 현안이 된 것은 내심 반길 수도 있다. 북한은 새로운 미국 대통령이 나올 때마다 미사일 실험 등으로 관심 끌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외로 적극성을 띨 수 있다. 이민정책과 오바마케어 폐기 노력 등 초반 국내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러시아와 유착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지율이 떨어지는 난국을 돌파하는 데 대외정책은 매력적이다. 벌써 시리아 공격으로 지지도는 반등했고 대통령다운 결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어서 북한 핵을, 그것도 돈 안 드는 외교협상으로 풀어낸다면 금상첨화다. 더구나 북한 핵은 오바마도 풀지 못한 난제였다.

미국이 협상의 조건을 낮춘 것도 긍정적이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9일 북한과 대화 조건으로 "모든 (미사일) 실험의 중단"을 내걸었다. 미국의 대북 목표가 정권교체가 아니라고도 했다. 지금까지 미국이 주장했던, 북한의 핵무기 자체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비핵원칙이나 최근의 참수작전과 비교하면 중대한 변화다. 리비아에서 폭력적으로 정권교체를 하고 나니 국민의 삶이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며 잘못에서 배운 교훈을 명심해야 한다고까지 설명했다.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어딘가 접점이 있을 것 같은 여지를 주고 있다.

위기는 기회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와 6차 핵실험 징후, 미국의 군사력 증강을 군사대결이 아닌 협상의 전초전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를 위한 긍정적인 신호가 없는 것도 아니다. 단 한국부터 무력충돌은 안된다는 태도를 분명히 하고 이를 설득해야 한다.


안유회 논설위원 ahn.yooho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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