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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에어] 새 정부를 향한 성숙한 팬덤

한국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지난 22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7년 빌보드뮤직어워드에서 톱소셜아티스트 부문 상을 수상했다. 지난 1년간의 앨범과 디지털 음원 판매량, 라디오방송 및 스트리밍 횟수, 공연과 소셜참여지수 등의 데이터에 글로벌 팬 투표를 합산해 최종 수상자가 결정되는데 2011년 처음 생긴 후 캐나다 출신의 미국 아이돌 스타 저스틴 비버가 상을 독차지 해오다 7년 만에 새로운 수상자가 나온거다.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셀레나 고메즈, 션 멘데스 등 쟁쟁한 스타들이 후보에 올랐지만 아시안 뮤지션 최초, 한국 그룹 최초로 방탄소년단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자가 호명되자 시상식장을 가득 메운 스타들과 방청객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무대에 오른 방탄소년단은 먼저 그룹의 팬덤인 '아미'에 감사를 표했다. 사실 스타들의 팬덤 활약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번 수상도 글로벌 팬 투표에 적극 참여한 열혈팬덤 일명 '덕후'들의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덕후들은 단순히 음원을 듣는 것에서 벗어나 좋아하는 스타를 성장시키는 발판을 마련해 준다. 콘서트와 스타상품의 주요 소비자로 스타의 성장을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덕후들의 활약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팬클럽 차원에서 사회 봉사활동과 선행에 참여해 스타 이미지 관리까지 한다. 반면 엇나간 팬심도 있다.

맹목적인 추종 때문인데 이런 비틀린 팬심은 오히려 독이 된다. 요즘은 정치계에도 팬 문화가 생겼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의 팬심은 아이돌 급을 능가한다. 대통령을 '이니'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대통령이 즐겨 입는 푸른색 셔츠에는 '이니 블루' 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대통령이 입었던 등산복은 해당 업체가 재출시를 하자마자 300벌이 사전예약 1시간 만에 '완판'됐다. 화제가 됐던 대통령의 낡은 구두는 시·청각 장애인들이 만든 수제화 브랜드인데 현재 폐업됐지만 구매를 원한다는 문의가 쇄도한다고 한다. 대통령을 향한 팬심, 덕후들의 파워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취임 이후 소통을 강조한 파격적인 새 대통령의 행보는 연일 화제를 몰고 오고 있다. 청와대 문턱을 낮추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는 노력과 무엇보다 국민의 슬픔에 함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위로의 수준을 넘어 '이젠 좀 마음을 놓아도 되겠다'라는 안도를 준다.

오랜만의 한국에 있는 후배와의 통화에서 요즘 한국의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후배는 '희망'을 얘기했다.

세월호가 가져온 깊은 슬픔, 나라를 바로 세우려는 국민의 촛불과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멀게만 느껴졌던 희망이 봄처럼 피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어렵게 얻어낸 만큼 엇나간 팬심이 희망을 그르치지 않았으면 한다. 도를 넘어선 정치팬덤은 간혹 네거티브 공세로 이어지거나 가짜 뉴스를 만들어 내는 부작용을 가져오기도 한다. 또한 자신이 지지하는 인물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세로 전락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분열을 가져올 수도 있다.

JTBC '썰전'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는 최근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고공 행진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마냥 꽃길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지금까진 말과 행동 같이 문화적인 차이로 민심을 사로잡았다"며, "찬반이 나뉘는 정책 이슈로 본격적으로 들어가면 높은 지지율은 조정받게 될 것"이고"좋은 정책일수록 찬반이 격렬히 부딪힌다"고 내다봤다. 새 정부에 올바른 신념과 시선을 가진 성숙한 팬덤이 함께 하기를 희망한다.


부소현/JTBC LA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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