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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로그인] 소셜 세상의 암호 '코브피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트위터리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트윗에 올린 ‘코브피피 covfefe’ 라는 문자가 화제였다.

“Despite the constant negative press covfefe (거듭되는 부정적 언론 covfefe에도 불구하고)”라는 그의 새벽 트윗에 섞인 이 외계어 같은 문자에 소셜미디어는 물론 주요 언론들도 일제히 “무슨 뜻이냐” 며 떠들었다.

문장의 흐름 상 언론 보도를 뜻하는 ‘coverage’ 의 오타일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사람들이 그냥 넘어갈 리 없었다. 워싱턴 포스트는 아예 ‘coverage’ 대신 ‘covfefe’ 를 넣어 헤드라인 문장을 완성했고 코미디언 지미 킴멜은 “내가 covfefe보다 웃긴 걸 절대 못쓸 거라는 사실이 가장 슬픈 일”이라고 트윗했으며 어반 딕셔너리는 ‘coverage를 말하고 싶지만 키보드에서 철자를 전부 누르기에는 손이 너무 작을 때 쓰는 말’ 로 정의 내렸다.

아빠가 ‘covfefe’를 차 번호판으로 구입했다는 인증샷이 올라오고 ‘covfefe’ 문자와 의미를 새긴 티셔츠와 머그잔이 팔려나갈 정도로 트럼프의 ‘오자 트윗’ 은 순식간에 전세계인의 한바탕 농담거리가 됐다.



철자법 아닌 서툰 타이핑으로 인한 오타 문제는 흔한 일이다. 엉뚱한 문장이 문서화되고 자료로 남고 이메일로 전송돼 벌어지는 오해도 잦다.

더구나 모바일이 주요 플랫폼이 된 요즘은 스마트폰의 좁은 문자판으로 메신저 대화를 나누거나 소셜 미디어에 피드를 올리고 이메일도 쓴다. 좁은 키보드에서 손가락 터치로 정확한 철자를 고르기 쉽지 않은데다 채팅을 할 때는 대부분 즉시 전송하기 때문에 되돌리지 못할 실수가 빈번하다.

올 때 진화(전화)하고 와, 좋은 감자(남자) 만나, 할머니 오래 사네(세)요, 그 분 장풍(중풍)으로 쓰러지셨대 같은, 이제는 고전이 된 오타의 코미디 씬이 일상에서 수시로 펼쳐져 이해와 오해의 드라마틱한 희비를 연출한다.

실수뿐 아니라 의도된 오자도 많다. 채팅 메시지는 틀린 문자, 파괴된 문자를 쓸 때 더욱 ‘구어스러운’ 맛을 내기도 한다. 감사합니다를 감솨합니다로 쓰면 좀더 흔쾌한 감사로 느껴지고 안녕을 안뇽~으로 쓰면 애교스러운 친밀감이 더해지고 네 보다 넵이라고 하면 기분좋은 동감의 뉘앙스가 전해지는 식이다.

이처럼 크고 작은 키보드의 시대, 문어와 구어의 경계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문자의 시대에 오자와 오타의 문제란 별스럽게 따질 일도 고수할 일도 아닌 게 되어버린 솔직한 사회 분위기다.

하지만 한가지, 과연 오타를 낸 사람이 누구인가 만큼은 구분해야 한다. 팔십 넘은 어머니가 아들에게 보낸 오자 투성이의 문자 “오늘으전화없내눗잠자는건아니갰지” 는 뭉클하다. 하지만 말 한마디 이면에 다양한 메시지를 담는 공인의 오타는 귀여운 실수라는 너그러운 반응부터 철자법도 모르는가, 조심성 없다, 대중을 무시한다까지 스펙트럼 넓은 평가를 부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비피피의 진정한 의미를 누가 알 수 있겠느냐 반문하며 그냥 즐기라! 고 일갈했다. 사소한 데 관심 끄라는 쿨한 캐릭터로 보인다. 실수를 인정하기 싫은 권위주의로도 보인다. 새벽 잠결의 사소한 오타 하나가 월드와이드 조크로 확산될 수 있다는 사실만은 기억해 둘 포인트다.


최주미 디지털부 부장 choi.joom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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