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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60만 병 생산…매운맛의 고향에 가다

신현식 기자의 대륙 탐방

타바스코 소스

지난 여름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관통해 알래스카로 향할 때였다. 외길에다 인적이 없는 곳이다 보니 RV 여행자들의 캠핑장소가 거의 같다. 여행자들이 약 일주일 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자연스레 길동무가 된다.

그중에 콜로라도 덴버에서 온 연세 지긋한 공군출신 여행자 부부와 친해지게 됐다. 서로 RV 내부도 보여주고 여행 스타일도 얘기하고 다녔던 여행지도 알려주고 전화번호도 교환했다. 각자 하루를 달리다 캠핑장에 도착하면 누가 먼저 도착했든 찾아 안부를 물었다.

부부는 그들이 다녔던 여행지 중 인상 깊었던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타바스코 소스(Tabasco Sauce) 공장견학을 추천했다.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를 출발해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향하는 도중 뉴올리언스에서 140마일 떨어진 에버리 아일랜드 타바스코 공장으로 향했다.



프리웨이를 벗어나 좁은 국도를 10마일쯤 따라가다 보면 외딴 작은 산골짜기가 나온다. 비포장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수수하고 아담한 벽돌의 건물들과 옛 풍치가 나는 건물들이 숲 속에 자리 잡고 있다. 공장이라기 보단 박물관이나 연구단지 같은 분위기였다.

관광객이 많았다. 전 세계인이 즐겨 먹는 대표적인 매운맛 소스가 타바스코이지만 한국인에게는 한국의 고추장이 더 낫지 하고 부아를 부려 본다. 한식에 고춧가루와 고추장이 있다면, 느끼하고 밋밋한 서양음식에는 타바스코 소스가 제격이다.

고추장과 타바스코 소스는 매운 맛을 내는 발효식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톡 쏘는 신맛과 매운맛의 타바스코 소스는 매킬러니사가 1868년부터 생산하고 있다. 청양고추에 비해 2~3배 맵고 향이 강한 멕시코 고추의 일종인 타바스코 고추로 만든다.

맛의 비결은 숙성과 발효인데 청정지역인 에버리 아일랜드에서 직접 키운 고추를 엄선해 가루로 만든 다음 이 지역의 소금을 첨가해 참나무통에 넣고 고급 포도주처럼 3년 정도 숙성시킨다. 숙성된 고춧가루에 식초를 섞어 만든 소스가 타바스코 소스다.

타바스코 소스는 남북전쟁 직후 사업가였던 에드먼드 매킬러니가 만들었다. 전쟁 때 처가가 있는 에버리 아일랜드의 소금광산에서 남부군을 위해 소금을 납품했는데 남부군이 전쟁에 지는 바람에 대금으로 받은 수표를 환금할 수 없게 되고 무일푼이 됐다.

그는 처가 창고에 남은 타바스코 고추와 에버리 아일랜드의 소금으로 매운 소스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 그게 타바스코 소스의 기원이다. 이곳에서만 하루 60만병의 소스가 생산돼 162개국에 수출된다.

타바스코 소스는 고추의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지방분해를 돕는 기능이 있다. 매운맛이 엔도르핀을 촉진시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도 한다. 타바스코 소스 박물관 관계자는 타바스코 소스는 하나의 문화가 됐다고 하며 음식의 맛을 돋우는 역할뿐 아니라 건강에도 이바지한다고 홍보한다.

에버리 아일랜드는 타바스코 박물관, 공장 견학과 함께 250에이커의 삼림, 초원, 습지, 늪으로 구성된 '정글 가든스'에서 식물과 나무, 야생화들을 구경하며 즐길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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