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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팜스 제임스 리 대표…포도처럼 영그는 농부의 꿈

배·포도·매실·단감 농사
이웃과 농사 정보 교환
아직도 새로운 농법 도전

화씨100도를 오르내리는 기온에 남가주는 찜통이다. 베이커스 필드도 무덥고 쪘다.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 사이로 불어대는 열기에 숨이 턱에 찬다. 포도가 익어가는 '리 팜스' 농장에서 제임스 리(73)씨를 만났다.

76년 도미하여 78년에 테하차피에 들어가 처음으로 사과농사를 지었다. 미국에 오자마자 34세에 귀농을 한 셈이다. "서울에서 살다 온 사람이 농사를 어떻게 알겠습니까? 농촌생활을 하고 싶어 무작정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죽어라고 배웠죠."

사과농사는 겨울 동해로 손해를 보고 82년도에 베이커스 필드로 터를 옮겼다. 이곳에서 농사를 지은지 35년이 넘었다. 참외 농사로 재미를 본 것, 도매상들에게 돈을 떼인 사실들이 주마등처럼 그의 머리를 스친다.

"농사 경험이 쌓이니까 이제는 어느 곳에서 농사를 짓더라도 자신이 있습니다. 나이가 드니 좀 덜 더운 곳이 그립습니다."



그는 리틀락, 테하차피 농장주들과 교분이 있어 왕래가 잦다. 아는 것은 알려주고 서로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서다.

그는 농사짓는 사람도 늘 공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둑이 1급인 그는 농사를 바둑에 비유했다. 내가 이렇게 두면 상대는 어떻게 대응할까를 머릿속에서 계산하듯, 내가 이렇게 하면 작물은 어떻게 반응할까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식물도 생물인지라 키우는 원리는 사람 사는 원리와 비슷하다. 피부로 느끼기까지 시간이 걸릴 뿐이다.

"매년 열리는 툴레어 농업박람회를 빠지지 않고 가서 구경합니다. 배울 게 많습니다. 새 잡는 틀도 그곳에서 배웠습니다. 철망으로 만들어서 농장 몇군데 세워놓았더니 새가 아주 잘 잡힙니다."

새가 농작물에 주는 피해를 따져보면 이처럼 효과적인 투자가 없다. 그의 농장에는 곳곳에 새잡는 틀이 있다. 정확한 규격이 있는 것이 아니라 농장에 맞게 제작하면 된다. 어항원리와 비슷하다. 가운데 새가 들어가는 구멍을 만들어 놓고 모이를 주면 새들이 들어가 못나오는 방식이다.

40에이커에서 한국배, 포도, 매실, 대추, 석류, 단감 등을 재배하여 파머스 마켓에 공급하는 그는 아직도 청춘이다. 요즘도 농작물을 새롭게 키워보려고 연구하고 있다. 예전에는 농장을 여러개 운영했었다.

"배의 경우 한국 최고의 배가 당도가 12인데, 이곳은 햇볕이 좋아 당도가 20까지 올라갑니다. 새롭게 고안된 드립 시스템, 새 그물망 등을 이용하여 체리, 백도 등을 키워보고 싶습니다." 그의 도전에는 끝이 없다.

귀농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겪는 실수에 대해 조언을 들었다.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나무 가지치기를 제대로 못한는 것입니다. 나무가 아깝다고 과감하게 가지치기를 하지 않으면 과실도 자잘하고 햇볕이 안들어 병충해도 많게 됩니다. 특히 동쪽으로 난 가지를 짧게 잘라주지 않으면 햇볕을 가려서 다른 줄기들이 피해를 입게됩니다. 간단하지만 이런 원리들을 깨닫기 쉽지 않습니다."

▶문의: (661)319-2592


이재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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