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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 국제칼럼] 최저임금 16.4% 인상

모처럼 서울에서 날라온 반가운 경제 소식이다. 지난 7월2일 최저임금위원회가 가난한 노동자들이 받는 최저임금의 과감한 인상을 결정했다. 현행 시급 6470원에서 2018년에 7530원으로 16.4% 인상하고, 2020년에 1만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라 한다. 여기서 강조할 점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지난 8년 동안 합의점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던 사용자(기업가) 대표와 노동자 대표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의 전원이 표결에 참여하여 만들어 낸 ‘대타협’의 결과라는 중대한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가 역대 최대폭의 최저임금 인상을 결정한 과정 및 그 경제적 파장을 검토해 보자.

이번 인상의 최대 수혜자는 496만명에 달하는 최저임금 노동자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내년 시급이 7530원으로 인상하는 경우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월급은 평균 167만원, 사장의 수입은 187만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시급이 1만원이 되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월급이 사장의 수입을 초과할 것이라 한다.

위의 예에서 보듯이, 이번 최저임금 인상 정책은 전형적인 ‘상충효과(Trade-Effect)’의 경우이다. 국민의 한 계층이 받는 수혜가 국민의 다른 계층이 받는 피해로 나타난다. 흔히 발생하는 경제 정책의 파급 현상이다. 이 상충효과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에게 이번 최저임금 인상을 ‘큰 틀’에서 이해해 주기를 간청하고 있다. 지난 7월17일 청와대는 “이번 최저임금의 역대 최대 인상폭 결정은 극심한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고, 소득주도 성장으로 사람 중심의 국민성장시대를 여는 대전환점이 될 것이다”고 선언했다. 다시 말하면 “최저임금 1만원은 단순히 시급 액수가 아니라 사람답게 살 권리를 상징하며, 동시에 내년도부터 경제성장률도 더 높여주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첫째, 최저임금 인상 반대 측은 가장 심각한 부작용으로 기업의 전반적인 임금 부담이 급증한다고 주장한다.즉 최저임금을 올리면 전체 근로자 임금이 인상돼 기업의 부담이 증가한다는 뜻인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최근에 발표된 한국노동연구원의 보고서(‘최저임금의 사업체 내 임금압축 효과’)에 의하면 최저임금 인상은 오히려 저임금과 고임금 근로자 간 임금격차를 줄여 소득 불평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구체적으로 최저임금에 근접한 임금의 소폭 인상은 발생하지만, 최저임금보다 월등히 높은 임금은 오히려 하락하거나 상승폭이 둔화하였다는 주장이다.

둘째, 반대 측은 최저임금이 자유시장의 소위‘균형임금’보다 높을 경우, 기업의 고용 수요가 줄어 실업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실증 자료로 2017년 워싱턴 대학교의 논문(Jardim 외, NBER, N0. W23532)을 인용한다. 이 논문에 따르면 “시애틀 시의 경우 최근 2년 동안 두 차례에 걸친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노동자의 임금이 오히려 줄고 노동시간이 감소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논문은 오히려 예외적인 경우로, 사회의 중위 수준 임금의 절반을 밑도는 최저임금 수준의 인상은 고용감축 효과가 매우 미미하다는 논문의 수가 훨씬 더 많이 발표됐다.

셋째, 이번 인상은 지난 5년간의 평균 인상률 7.4%를 크게 웃돈다. 따라서 초과분 9.0%p(16.4%-7.4%)의 부담을 지게 되는 생계형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을 정부가 직접 지원해야할 의무가 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는 지난 주 아래 세 가지 원칙에 의한 최저임금 인상 대책을 발표했다. 하나, 과거의 인상 추세를 벗어나는 인건비부담을 정부가 직접 지원한다. 약 3조원 규모의 재정 직접 지원과 카드 수수료 인하 등 행정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둘,고용이 줄지 않도록 한다. 셋, 경제 성장에 기여하도록 한다. 이런 정부의 지원 정책이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사회와 경제 정의 측면에서 정부가 경제 정책 피혜자의 부담을 최소화 한다는 의미에서 국민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최저임금 16.4% 인상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민주화와 소득 중심 국민경제라는 큰 프레임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의 성공을 기원한다.

박영철/전 세계은행 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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