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미국 여론은 사드를 모른다
김 종 훈 / 야간제작팀장
스타인 후보는 대선에서 141만 표를 받았다. 득표율 1.05%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48%),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46%), 자유당 게리 존슨(3.29%)에 이어 4위였다. 2012년에도 출마해 47만 표(0.36%)를 받았던 것에 비해 지지자가 3배로 늘었지만 여전히 공화·민주 두 거대 정당에 짓눌려 있다. 그의 한국 방문은 주류 언론에서 뉴스로 다루지 않는다. 스타인이 군소정당 소속이라 주목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스타인은 대선 뒤 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3개 주에서의 투표 결과 재검표 요구에 앞장섰다. 모두 클린턴이 트럼프에게 패배한 곳이다. 클린턴은 이곳들에서 근소한 차이로 지는 바람에 전체 표를 더 많이 받고도 선거인단 수에서 뒤져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스타인은 재검표를 위한 모금에서 대선 캠페인 때 받았던 선거자금(350만 달러)보다 훨씬 더 많은 700만 달러를 모아 화제가 됐다. 그리고 최근에는 표를 분산시켜 클린턴을 떨어뜨리고 트럼프를 당선시킨 '훼방꾼'이라는 민주당 일각의 비난으로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그의 한국 방문이 뉴스가 되지 못한 이유는 미 주류 언론들이 해외 주둔군과 군사시설 등을 포함한 국방정책에 눈을 감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사람들에게 사드 한국 배치를 물어보라. 한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모른다고 할 것이다. 막대한 세금이 쓰이는데도 말이다. '러시아 스캔들' 등과 관련 언론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맞서는 듯하지만 대규모 국방비 증액과 사드 배치에는 꿀 먹은 벙어리다. 사드 배치는 지난 민주당 정부에서부터 추진했다. 국방정책은 공화·민주당이 큰 차이가 없다. 녹색당만 핵무기 폐기, 국방비 삭감, 해외 기지 축소 등을 통해 정부 지출을 복지로 돌리자는 주장을 한다.
지난해 미국 국방비는 6171억700만 달러로 세계 1위다. 2~10위를 합친 5572억8600만 달러 보다 많다. 2015년 미 정부는 임의 지출 예산의 54%를 국방비로 썼다. 그 다음은 교육, 보건, 주택·커뮤니티 등으로 각각 6%, 사회보장·실업과 에너지·환경은 각각 3%로 국방비 비중이 엄청나다.
사드 배치를 비롯 국방정책의 옳고 그름을 국민이 따져야 하지만 그런 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국방비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없는 사회는 위험하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은 1953년 "모든 총과 군함, 로켓은 결국 배고프고 춥고 헐벗은 사람들로부터 훔친 것"이라며 "무기를 사기 위해 자원을 쏟아 붓는 나라는 노동자들의 땀과 과학자들의 재능, 아이들의 희망을 소비하는 것"이라고 연설했다. 그는 1961년 퇴임 연설에서 '군산복합체'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군산복합체들의 압박이 자유와 민주주의 과정을 위험에 처하게 놔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후 미국은 그의 경고를 무시했다. 사드 배치로 또 국민들이 군산복합체에 주머니를 털리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그리고 북한은 군산복합체의 배를 불리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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