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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맥 세상] '탄수화물 엔진' 50세면 시동 꺼야

얼마 전 영국 엘리자베스 2세(91) 여왕이 전혀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으며 그것이 건강의 비결이라는 외신이 눈길을 끌었다. 여왕의 전속 요리사였던 대런 맥그래디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여왕은 감자 같은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고 채소 샐러드와 생선을 주로 먹으며 다크 초콜릿도 그의 기호품 중 하나였다고 말한 바 있다. 언론들은 일제히 '여왕의 건강비결은 NO 탄수화물'이라고 제목을 뽑았다.

우리가 흔히 주식이라고 일컫는 밥, 면류, 빵 등이 탄수화물의 대표적 음식인데 이것들을 멀리하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라니 특히 한인들에겐 고개가 갸웃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저탄고지'라는 이름으로 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다이어트가 유행하고 있다. '뱃살을 빼려면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라'는 이론은 널리 공감대를 얻고 있는 모양새다.

그런데 살을 빼는 것 뿐만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도 탄수화물을 줄여야 할까. 50세 이상이라면 '병 없이 활기찬 노후생활'을 위해서 탄수화물을 끊거나 줄이는 게 좋다고 한다. 왜 그럴까.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한 차량의 운행 원리를 보자. 낮은 속도에서 파워가 많이 필요 없을 때는 전기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움직이다가 일정 속도 이상으로 달리거나, 힘이 필요할 때는 개솔린이 주요 에너지로 쓰인다. 운행 상태에 따라 주 엔진이 바뀌면서 최고 효율을 내는 것이다.

기생충학과 감염면역학 분야 전문가인 일본의 후지타 고이치로 박사는 인체도 에너지를 생산하는 엔진이 2개가 있으며 50세를 전후해 주엔진과 부엔진이 바뀐다고 말한다. (아래 내용은 그의 책 '50세부터는 탄수화물을 끊어라'에서 인용) 두 개의 엔진은 '해당(解糖) 엔진'과 '미토콘리드아 엔진'이다. 해당 엔진은 당분(탄수화물)을 연료로 삼아(분해해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며,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 엔진은 산소를 연료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순간적인 동작이나 파워를 내는 해당 엔진은 50세 이하 젊은 층에서는 주엔진이다. 미토콘드리아 엔진은 순발력은 부족하지만 심장과 뇌세포처럼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필요로하는 부위에 공급한다. 따라서 대략 50세를 넘기면 미토콘드리아 엔진이 주엔진이 되어야 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전기로 충분히 갈 수 있는데 엔진이 오작동을 일으켜 개솔린이 불필요하게 분사된다면 불완전 연소로 엔진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마찬가지로 나이 50이 넘어 인체의 주력 엔진이 미토콘드리아 엔진으로 바뀌었는데도 탄수화물을 지속적으로 섭취해 해당 엔진을 가동시키면 인체의 불완전 연소 노폐물 격인 '활성산소'가 발생하게 된다. 활성산소는 면역기능도 하지만 과도하면 세포를 녹슬게 해 몸을 노화시키고 암·심근경색·뇌졸중·당뇨 등의 원인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50세 이후부터는 탄수화물을 줄여 해당 엔진의 활동을 억제하고 미토콘드리아 엔진을 주력 에너지원으로 써야 무병장수할 수 있다는 논지다. 특히 백미·우동·빵처럼 희고 정제된 식품을 피하고 유산소 운동을 늘리라는 것이다.

당뇨병을 두 번씩이나 앓았던 저자는 몸의 엔진 구조를 이해한 후 탄수화물을 끊어 70대 후반인 지금도 인도네시아 열대병 연구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50세 이후 육체의 엔진을 교체하는 것과 더불어 '영혼의 엔진'도 바꿔야 하지 않을까. 그동안 나 중심의 물질적 이기주의라는 영혼의 엔진이 주력이었다면 공동체 중심의 가치적 이타주의가 50세 이후 필요한 영혼의 엔진이 아닐까. 육체와 영혼의 엔진을 교체한다면 인생 후반전은 Re-Tire(타이어 갈아 끼우기)로 달려갈 수 있을 것 같다.


이원영 /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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