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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에어] 이제는 태극기의 얼굴을 찾아주자

한국시간 14일, 광복절 하루 전,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태극기에 대한 내용이 다뤄졌다. 손석희 앵커는 "한두 해 전만 해도 대형 태극기 현수막으로 물결을 이뤘을 광화문 일대가 한산해 보였다"며 "혹시 오해라도 받지 않을까 저어되는 마음들 때문인지. 8월의 태극기는 조금씩 움츠러들고 있었다"고 말했다.

태극기의 수난은 지난해 탄핵정국에서 시작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반대 단체들이 태극기를 내세우며 대한민국의 상징에 정치색이 입혔다.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 대한민국의 희망을 상징하는 태극기는 어느새 '친박 단체' 혹은 '탄핵 반대'의 상징이 되고 말았다. 탄핵을 반대하는 단체들은 태극기를 손에 들고, 혹은 몸에 두르고 거리에 나와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맞섰다. 태극기만으로는 부족했는지 당시 탄핵반대 집회에는 성조기와 이스라엘기까지 등장했었다. 심지어 탄핵심판이 열리던 헌법재판소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의 서석구 변호사가 방청석을 향해 태극기를 펼쳐보이다가 제지당하기도 했다.

국기의 수난은 우리나라만의 고민은 아니다. 성조기도 요즘 수난이다.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 집회에서 성조기는 극우세력들의 전유물처럼 쓰였다. 성조기는 나치 문양과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KKK(큐클럭스클랜)이 그려진 깃발들과 함께 펄럭였다. 지난 주말 라구나비치에서 열린 반 이민 집회에도 성조기가 등장했다. 우리의 태극기처럼 성조기도 미국의 독립과 민주화의 대표적인 상징이다. 1776년 미국이 영국으로 부터 독립을 선언한 후 1777년 국기로 정식 제정됐다. 처음 제정할 당시에는 13개 주를 나타내는 13개의 별과 13개의 줄이 있었는데 이후 주의 숫자가 늘어날 때마다 줄의 수는 그대로 두고 별의 수만 늘려갔다. 국기에 대한 맹세에서 가장 강조된 점 또한 화합인데 이런 성조기가 요즘 인종차별, 백인우월주의 상징이 됐다.

지난 삼일절, 한국에 있는 한 선배의 중학생 딸이 마침 당직 중인 아빠에게 태극기를 걸어야 할지 조심스럽게 물었다고 한다. 삼일절이라 태극기를 거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혹여 친구들이 보면 아빠를 이상하게 생각할까 걱정이라고 했단다. 딸의 고민을 들은 선배도 딸에게 선뜻 태극기를 내다 걸라고 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손석희 앵커는 "그동안 우리에게 태극기란 무엇이었을까"를 물었다. 이어 "누군가는 안중근 의사의 피 묻은 그 태극기를 떠올릴 것이고 4·19와 6월 항쟁. 거리로 나선 시민들은 모두 민주공화국을 상징하는 태극기를 손에 들었다"고 말했다. "계엄군 총에 맞아 사망한 80년 5월의 광주시민들, 그들의 관에 덮인 것 역시 태극기였고, 비극의 순간들뿐만 아니라 축제의 현장에서도 태극기는 혹은 감동이었고, 혹은 발랄함이었다"며 태극기는 좌도 우도 아닌 우리가 지키려 했던 가치, 태극기에도 빛을 다시 찾아줄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태극기는 분열이 아닌 화합과 통합을 위한 국가의 상징이다. 대한민국의 태극기가, 미국의 성조기가 본연의 얼굴을 되찾길 바란다.


부소현/JTBC LA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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