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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읽는 기독교] 예언이 실패할 때

정요석 목사 /세움교회

다미선교회의 이장림은 1992년 10월 28일에 휴거가 일어난다고 예언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렇게 예언이 실패하였을 때 추종자들은 어떻게 행동했을까. 일부는 자신들이 틀렸음을 알고 종말론을 버렸다. 하지만, 일부는 여전히 교주를 떠나지 않았고, 자신들의 믿음이 약하였기 때문이라며 더욱 광신적 행태로 변해갔거나, 날짜 산정에 오류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자신들이 한 번 가진 생각을 수정하거나 버리는 대신에, 현실과 사실을 그에 맞추어 해석한 것이다.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의 대표적인 경우다.

이미 펼쳐진 현실과 사실이 어떻게 변하겠는가. 그것을 바라는 자신의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 현실과 사실 앞에 냉철해야 한다. 자신이 틀릴 수 있음을 늘 인정하며 사실에 맞추어야지, 자신의 틀림을 계속 합리화하려고 하면 안 된다. 사실을 자신의 견해에 맞출수록 현실은 힘들어질 뿐이다. 이리 저리 치여 다른 방법이 없을 때에서야 비로소 현실을 인정하며 자신을 바꾼다면 이 얼마나 비참한 인생인가.

사람이 어떻게 사물을 인지하고 신념의 정당성을 갖는지 살펴보는 인식론은 철학의 3대 분야에 속한다. 조직신학은 신론을 배우기에 앞서 내적인식원리와 외적인식원리를 다루는 서론을 먼저 배운다. 자신이 어떤 견해를 갖는지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왜 이런 견해를 갖는지 자신의 깊은 전제를 살피는 자는 더 훌륭하다.



상대방의 견해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왜 그런 견해를 갖는지 그의 전제와 목적을 살피려 하고 그에 맞추어 절충점을 찾으려 하는 자는 더 훌륭하다.

인지부조화에 빠진 이들,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만 편향적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견해를 더욱 공고히 하는 확증편향에 빠진 이들은 주변 사람들을 매우 힘들게 함을 알아야 한다. 어느 유서 깊은 호주의 신학교는 인식에 관하여 신학과 철학과 심리학의 입장에서 무려 3학기 동안 신학생에게 가르친다고 한다. 목회하는 이들에게 '인식'은 이렇게 중요한 것이다. 성도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목사는 얼마나 많은 이들을 아프게 하는지 모른다. 무엇을 읽고, 어떤 지식을 습득하기 전에 내가 올바로 인식하고 있는지 살피고 살펴야 하고, 자신도 모르는 전제가 무엇인지 또 살필 일이다.

seumch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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