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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아버지로 세우심에 감사드립니다"

제6기 남가주 천주교 아버지학교
수강자 가장 많은 가운데 성료

지난 1일 노워크 지역 성 라파엘 한인성당에서 '남가주 천주교 아버지학교(지도신부 김지완ㆍ회장 김찬수)'의 마지막 날 프로그램이 열렸다.

김찬수(세례자 요한) 회장은 "2013년 제1기를 터헝가 지역 성마태오 성당에서 개최했고 이번이 6번째"라며 "올해 참석자가 가장 많아서(37명) 진행을 위해 나중에 신청한 아버지들은 부득이 다음해 참석을 권유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최근 남가주 사제협의회에서 이민가정에서의 아버지 역할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하면서 자연히 각 성당에서 신청자가 많아진 셈이다.

이 프로그램은 모두 4차례 일요일(오후 1~오후 8시30분)에 실시되는데 이 같은 4주일의 각 과제를 통해 참가자 아버지들은 '나는 어떠한 가정에서 자라나, 어떠한 아들로 자랐고 지금은 어떠한 남편, 어떤 아빠가 되어 있는지' 되돌아 봄으로써 현재 한 여성의 남편으로, 또 자녀의 아빠로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어디에 서 있는지 현재 나의 모습(위치)을 알게끔 도와준다.



김 회장은 "지난 3주 동안은 아버지만 참석했는데 마지막인 오늘은 아내와 손을 잡고 입장하여 과제를 같이하게 됐다"며 "그동안 아버지들은 여러 과제를 아내와 자녀들에게 행동으로 시행했는데 그러한 남편의 새로운 행동들에 대해 어떠한 느낌을 받았는지 나누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아버지학교의 취지가 결국은 '좋은 아버지가 되려면 먼저 좋은 남편이 되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소 어색해 하던 아내들도 남편이 보낸 편지를 나누는 시간에서는 밀려오는 감동을 진솔하게 나눴다. 이런 아내 모습을 바라보는 남편들도 평소 억제해오던 '감동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아내들은 남편들이 과제의 하나로 시행했던 '내가 아내를 사랑하는 20가지 이유'를 말해 줄 때에는 '평소 표현을 안 하던 남편이지만 마음으로 이렇게 나를 생각하고 있었구나'라는 걸 알게 되면서 그동안의 섭섭함이 용서(?)되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자녀에게도 같은 과제로 '아빠가 우리 딸(아들)을 사랑하는 20가지 이유'를 들은 자녀의 반응도 흥미로웠다.

결혼 31년차인 한 아내는 "요즘 30세 아들과 남편이 의견 충돌로 멀어져 있었는데 아빠의 이 같은 말을 듣고는 '엄마, 아빠가 이상해. 혹시 아픈 것 아니냐'고 물었다"며 남편 성격상 쑥스럽고 힘든 과제였겠지만 아들과 화해가 이루어져 개인적으로는 아버지학교가 준 가장 큰 선물이라며 기뻐했다.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전명재씨는 "프로그램에서 이같은 과제를 아버지들에게 주는 이유는 한인 남성들은 자라온 환경자체가 애정표현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아내들은 우리와 달리 남편의 다정한 '당신, 애썼어!'라는 한마디로 모든 노고가 사라진다는 걸 몸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자녀들도 마찬가지다. 표현이 풍부한 미국서 자라나는 이민 자녀들에게는 아빠의 '아이러브 유'라는 말 한마디, 포옹 한번이 얼마나 그들을 따뜻하게 해주고 사랑받고 있다는 걸 알게 해주는지 모른다.

이날 하이라이트인 세족식은 참가자 아버지들이 아내들 앞에 무릎을 꿇고 먼저 함께 서로를 위한 기도를 한 다음에 진행됐다.

결혼 23년차인 한 남편은 "태어나서 아내의 발을 씻어주기는 처음"이라며 "좀 어색했는데 진행자가 '남편이 끝까지 사랑해야 할 사람이 바로 당신 곁을 떠나지 않고 지키면서 자녀에게 헌신하느라 자신은 돌보지 않고 가족들만 바라보며 살아 온 아내입니다'라고 기도하는 순간 이 작은 발로 그동안 나와 아이들을 위해 얼마나 동동거리며 지냈을까 하는 생각에 울컥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아버지들은 아내 앞에서 '나는 하느님이 세워주신 당신의 남편이고 사랑하는 자녀의 아버지입니다. 나는 아버지가 순결해야 가정이 순결하다는 말을 믿고 실천해 가겠습니다'라는 순결서약으로 4주일 동안의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수료했다.


김인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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