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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에어] 총격사건 수습 현장의 놀라운 시스템

최소 2명이었던 사망자 수사 2시간 사이 20명으로 늘었다. JTBC 뉴스룸 생방송 전화연결을 대기하고 있는 사이 CNN 뉴스 자막이 '최소 50명 사망'으로 바뀌었다. 급하게 멘트를 수정해 속보를 전하면서도 '50명 사망? 혹시 오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믿어지지가 않았다.

현지시간 1일 라스베이거스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58명이 목숨을 잃었다. 총격범 스티븐 패덕은 총격 직후 자살했다. 미국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인 동시에 아직도 범행 동기가 밝혀지지 않은 끔찍한 비극이다. 라스베이거스는 슬픔에 잠겨 있었다.

현장 인근의 통행은 철저히 제한돼 있었다. 차들과 관광객들로 붐비던 도로는 텅 비고 경찰 저지선 주변에는 기자들과 취재 차량만 모여 있었다. 현장 상황을 담기 위해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을 찾아갔다.

입구부터 자원봉사자들로 북적였다. 주민들이 부상자와 가족들을 돕자며 가져온 음식들이 쌓여가고 있었다. 헌혈차량이 있는 병원 인근 주차장에는 헌혈을 하려는 사람들이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부상자 치료를 위해 피가 필요하다는 지원 요청에 대한 시민들의 응답이다. 서너 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하지만 너나 할 것 없이 수고를 감내했다. 희생자를 위해 무언가 해야겠기에 생업을 제쳐놓고 왔다고 말했다.



수년간 헌혈 지원 업무를 해 왔다는 여성은 이런 광경은 처음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담담하게 헌혈 침대에 기대 누운 사람들의 얼굴에서 빛이 났다.

이번 라스베이거스 총격 취재 중 가장 인상에 남는 곳은 '가족지원센터'다. 검시소가 사상자 신원 확인 등 피해자 가족 지원을 위해 마련한 곳이다. 피해자 가족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찾은 센터는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 검시소 측은 피해자 가족 외의 출입을 철저히 막았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피해자 가족 보호를 최우선으로 두려는 조치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내에 차려진 지원센터 주변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센터 방문을 마치고 나온 실종자 가족을 어렵게 만났다. 현장 인근에 있었던 딸의 행방을 찾고 있다는 여성은 센터의 지원 업무를 높이 샀다. 전문 인력들이 최선을 다해 도와 줬다고 전했다.

가족지원센터는 총격 직후 급하게 꾸려졌다. 하지만, 사상자 신원을 취합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충격에 빠져 있는 가족들을 위한 정신상담 업무까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갖췄다. 비록 내부의 상황을 직접 눈으로 보고 카메라에 담을 수는 없었지만 피해자 가족 보호를 위해 언론의 출입을 막은 점은 칭찬할 만하다.

참사 사흘째 총격범이 있던 호텔 주변 통제가 풀렸다. 주변을 지나는 사람들은 깨진 창문을 허망하게 올려다봤다. 거리 곳곳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는 희생자들을 위한 초와 꽃들이 쌓여 갔다.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총격범의 치밀한 범행 준비 정황들만 속속 드러나고 있다.

총격사건이 터질 때마다 나오는 총기규제 강화 목소리가 높지만 실현 가능성은 점치기 어렵다. 58명의 무고한 생명이 부유한 은퇴자가 쏜 총에 희생됐다. 총격범은 전쟁에서나 쓰일 총과 무기들을 별다른 제약 없이 손에 넣어 차근차근 살인 계획을 세웠다. 소름끼치는 미국의 현실이다. 범행 동기를 밝히는 것보다 총기 규제 강화 법안이 먼저다.


부소현/JTBC LA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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