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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한반도 위기와 녹두장군의 자주 정신

이상면 /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

미주중앙일보 9월 12일자에 실린 마리아 문씨의 '녹두장군 정신으로 국난 극복하자'는 칼럼을 읽고 감명을 받았다. 서울에 세워지는 전봉준 장군 동상 건립을 위한 국민 모금운동에 동포들의 참여를 권유하는 글이었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국제정세를 구한말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처했던 때와 비교하며, 재미 동포가 자주적 역사관을 갖고 조국을 위해서 무언가 해야겠다는 취지였다. 그러기 위해, 우선 고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봉준 동상건립을 위한 국민 모금운동(www.전봉준1894.kr)에 참여하자는 것이었다.

잘 아는 바와 같이 지금 북한은 핵폭탄을 들고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북한군 부참모장 오금철은 최근 "서울을 비롯한 남반부 전역을 단숨에 깔고 앉을 수 있는 만단의 결전 준비 태세"라며,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과 반미 대결전의 최후 승리를 반드시 이룩하고야 말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제조치에 부분적으로 참여하면서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을 트집 잡아 롯데그룹을 비롯하여 숱한 한국기업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서울과 제주도를 비롯하여 전국 요지에 그리 많던 중국인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일본은 헌법의 전쟁금지 조항을 파기하고 안보관련 법률을 제정하여 미국과 집단적자위권 행사로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와 대결할 태세다.

미국은 물론 우리의 우방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과 달리, 한국전 재발 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안 하고는, 과거에 미국이 그랬듯 미국의 국가이익과 여론을 고려한 의회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북한은 그런 틈새를 노리고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을 ICBM에 실어 미국을 공격하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최근에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북한은 이미 2001년에 원자폭탄을 가지고 있었다며, 미국은 핵탄두를 갖고 있는 북한을 함부로 공격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국이 큰소리만 치고 한국이 꼬리를 내리기만 한다면 북한은 더욱 위협적으로 나올 것이다.



이럴 때 우리가 찾는 것은 역사적 교훈이다. 고구려는 내분으로 망했고, 조선은 병자호란에 명분만 찾다가 항복했고, 구한말에는 국제정세에 어두워 별반 싸워보지도 못하고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했다. 지금 서울에 전봉준 장군 동상을 세우려는 것은 그가 만고의 명장이기 때문이 아니다. 흡사 남북전쟁에 패한 리(Lee)장군의 동상이 용맹과 지혜로 추앙을 받아 게티스버그에 서 있듯이, 전봉준이 비록 척왜항전에서 패하여 조선의 망국을 자초한 점이 있을지라도, 그가 보여준 반봉건 대일항전의 투쟁정신은 이내 의병 독립운동으로 촉발되어 전후에 민주국가를 세우는 긴 혁명운동의 시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런 용기와 애국애민의 정신이다. 우리가 버려야 할 것은 설마 누가 우리를 지켜주겠지 하고 남에게 기대려는 설마주의다. 실력도 없이 내세우는 헛된 명분론이다. 그리고 내분이다, 편 가르기다. 그런 버릇이 우리민족을 3번이나 이민족의 노예상태로 몰아넣었지 않은가.

지금 우리는 그 3대 근성을 버리고 선열이 보여준 용기와 애국애민의 정신을 견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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