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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슈너·이방카 신임 얻은 32세 밀러, 배넌 빈자리 채웠다

트럼프 1년, 달라진 권력지도
밀러, 트럼프 연설문 작성한 실력자
호위무사 켈리는 백악관 군기 반장
일각에선 배넌 영향력 건재 평가도

아시아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승리 1주년을 지난 8일 베이징에서 맞았다. 이날 밤 자신의 트위터에 "압도적 승리를 안겨준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썼다. 그러면서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 안에서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스티븐 밀러 선임정책고문, 호프 힉스 공보국장 등 최측근 보좌진들과 함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웃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트럼프가 공개한 사진은 워싱턴 권력지형의 단면이다. 트럼프 취임 후 지난 10개월 동안 워싱턴의 권력지형은 크게 요동쳤다. 대선 승리 1등 공신 중 상당수가 트럼프를 떠났고, 대신 군 출신 강경파 등 새 인물들이 백악관과 행정부의 요직을 차지했다. 트럼프의 성격만큼이나 핵심 참모들의 부침도 컸다.

이 중 시선을 끄는 인물은 단연 32세의 스티븐 밀러 고문이다. 중앙일보가 최근 미국 전문가 7명에게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가 누구인가"라고 물었을 때도 두 명이 밀러 고문을 꼽았다.

앨런 릭트먼 아메리칸대 역사학 교수는 존 켈리 비서실장,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보다 그를 더 영향력있는 인물로 봤다. 밀러는 네 명이 선택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에 이어 공동 2위였다.



그는 지난 8월 권력투쟁 끝에 물러난 스티브 배넌 전 최고전략가를 대신해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편, 우파 이념세력을 대변하는 백악관 내 실력자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상원의원 시절 공보비서 출신였던 밀러는 지난해 7월 공화당 전당대회 후보 수락 연설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했다. 특히 지난 1월 20일 "공장이 문을 닫고 일자리를 뺏기고 국경이 유린되며 미국인에 대한 대학살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 여기서 대학살을 끝장내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인 대학살(American carnage)' 취임 연설문을 써서 유명해졌다.

밀러 고문은 원래 스티브 배넌 최고전략가의 사람으로 분류됐다. 2013년 척 슈머, 마르코 루비오 등 초당파 상원의원 8명(일명 8인의 갱)이 불법체류자 수백만 명을 구제하는 초당적 이민개혁법안을 추진하자 배넌과 입법을 함께 무산시키는 등 인연이 오래됐다.

배넌이 지난해 8월부터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의 후임으로 캠프 수장이 된 데 이어 백악관 최고전략가로 떠오른 뒤 반(反)이민정책 등 이념적으로 가장 가까운 인사가 밀러 고문이었다.

하지만 백악관 내에서 극우 국가주의 정책을 밀어붙이려는 배넌이 중도타협적 성향의 재러드 쿠슈너 선임 고문과 충돌하자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대신 쿠슈너가 이끄는 미국혁신국, 부인 이방카의 육아 및 여성정책을 도우며 부부의 신뢰를 얻었다. 결국 배넌이 지난 8월 백악관을 떠나자 밀러는 미국 내 가장 힘센 국내 및 대외정책 입안가 중 한 명이 됐다.

캘리언 콘웨이 고문이 최근 뉴욕타임스에 "우리끼리 핵심 인사에게 보험을 들어야 한다면 밀러에게 줄을 대야 한다는 농담을 하곤 한다"고 할 정도다.

달라진 권력지도에서 군 출신 부상도 눈에 띈다. 중앙일보 전문가 설문에서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은 사람도 각각 두 명씩 있었다.

공교롭게 매티스 국방장관과 켈리 비서실장이 2003년 이라크전 당시 각각 해병1사단장(소장)과 부사단장(준장)으로 참전했던 오랜 전우이자 친구 사이다.

켈리는 7월 말 프리버스 전 실장이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공보국장에게 "정신병자"라는 비난을 듣는 하극상을 당한 뒤 사임하자 트럼프 대통령의 부탁을 받고 백악관의 무너진 기강을 잡는 소방수 역할을 맡았다. 켈리는 국토안보부 장관 시절 비서실장이던 커스텐 닐슨을 9월 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 불러들인 데 이어 10월엔 자신의 후임 국토안보부장관에 내정되도록 함으로써 대통령에 대한 영향력을 입증했다.

2016년 대선 캠프출신 창업 공신들은 1년 만에 줄줄이 퇴장한 건 물론 일부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대선개입 사건의 수사선상에도 올랐다.

지난해 8월까지 캠프 수장이던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은 블라이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전 대통령의 불법 로비스트로 1800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기소 1호가 됐다.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해 말 세르게이 키슬랴크 전 주미 러시아대사와 제재 해제를 논의하는 등 러시아와 비밀 접촉을 벌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CNN방송에 따르면 특검팀은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쿠슈너 고문이 지난해 6월 러시아 여성 변호사와 회동한 사실이 공개됐을 때 백악관에서 "조작"이라는 성명을 내는 데 관여한 것과 관련, 호프 힉스 백악관 공보국장도 소환했다.

힉스는 2015년 트럼프재단에서부터 일했던 대통령의 오래된 측근 중 한 명이다. 반면 특검 수사에서 자유로운 스티브 배넌 전 최고전략가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과 자주 통화하는 등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평가도 있다.

중앙일보 설문 대상 전문가 7인

로버트 슈멀 노터데임대 교수, 스티븐 슈밋 아이오와주립대 교수,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연구원, 로버트 아인혼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 레이첼 클라인펠드 카네기재단 연구원, 앨런 릭트먼 아메리칸대 교수, 데이비드 루블린 아메리칸대 교수

도움=박인태 인턴(아메리칸대)


정효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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