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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이야기] 나폴레옹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나는 평소엔 커피를 블랙으로 마신다. 하지만 술을 마신 다음날이면 쓰린 속을 달래기 위해 설탕을 듬뿍 넣어 마시는 버릇이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내가 커피에 설탕을 타 마시는 날이면 내가 술을 마셨다는 걸 그녀는 알게 되었고 그날만을 골라 내 돈에 손을 대었다. 내가 술 때문에 정신이 없어 돈이 없어져도 잘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녀는 많은 돈도 아니고 딱 한장의 지폐만 가지고 갔기에 더 더욱 눈치채기가 어려웠다.

콜롬비아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동안 나는 그곳 은행의 특이한 점을 알게 되었는데, 내가 아는 모든 은행의 지점장은 여자라는 사실이다. 한번은 이런 궁금증 때문에 "왜 지점장이 모두 여자인지" 내 은행 지점장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물론 그도 여자였다. 대답은 의외로 단순했는데 여자는 남자보다 간이 크지 않아 사고를 쳐도 작게 치기 때문에 은행에 끼치는 피해가 남자보다 작아 여자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세 아이를 혼자 키우는 싱글맘이다. 어느 곳이든 여자 혼자서 아이 셋을 키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콜롬비아 같은 저소득 국가에선 더 더욱 어렵다. 그녀가 받는 월급으론 아이들과 방 한칸에 겨우 끼니를 해결할 정도라는 것을 알기에 그녀를 무자비하게 내칠 수는 없었다.

우선 나는 옷장에 감춰놓았던 비상금을 모두 치워 내가 그녀의 행동을 알게 되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해주었다. 그리고 그녀가 아파트를 청소하러 오는 날이면 호텔에서처럼 식탁 위에 생큐 노트와 약간의 돈을 두고 나왔다.



"고마워, 내 방을 깨끗히 치워줘서…."

그녀는 내가 회사를 닫는 그날까지 일해 주었고 그 누구보다 나와의 작별을 섭섭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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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소니언 박물관 보석전시실엔 나폴레옹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전시되어 있다. 이 목걸이는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이 그의 둘째 부인 마리 루이스가 아들을 낳자 이를 기념하기위해 부인에게 선물한 것이다. 이 목걸이는 에티엔 앤 선스 오브 파리스에 의해 1811년 실버와 골드 그리고 172개의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졌는데 다이아몬드 무게만 무려 275캐럿에 달한다.

나폴레옹이 권좌에서 물러나 유배되면서 둘째 부인은 그녀의 고향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목걸이와 함께 돌아갔다. 그녀 사후 목걸이는 그녀의 올케에게 상속되는데 올케는 자신의 목에 맞추기 위해 두개의 다이아몬드를 빼서 귀걸이로 만들었고 귀걸이의 행방은 그후로 알려지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 1960년 목걸이는 해리 윈스톤에게 팔렸고 해리 윈스톤은 홉 다이아몬드와 함께 이 목걸이를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기증했다. 후대를 위해 인류 유산을 박물관에 기증하는 해리 윈스톤, 명품만 만드는 게 아니라 마음 씀씀이도 명품인것 같다.


해리 김 대표 / K&K 파인 주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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