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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환 법률칼럼] 창작자 AI (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7/12/13 미주판 7면 기사입력 2017/12/18 14:38

장준환/지식재산권 변호사

2016년 봄,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은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직관과 창의력이라는 인간 두뇌의 고유한 역량이 훨씬 더 중요하게 작용하리라 본 바둑에서 이세돌 9단이 참패하자 AI의 역량과 발전 가능성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호기심과 놀라움, 심지어는 두려움이 번져갔다.

그 무렵 알파고를 소유한 회사 구글은 또 다른 영역에서 사람들의 경탄을 자아냈다. ‘그림’이었다. 구글의 인공지능 딥드림은 고흐의 화풍과 색채 등을 학습한 후 수많은 그림을 그려냈다. 그 중에서 고흐 스타일로 그린 ‘광화문’그림은 독특한 감동과 미학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인공지능이 예술 창작자의 영역까지 진출하는 시대로 돌입한 것이다.

과거 컴퓨터가 그린 조악한 그림, 어설픈 시, 표절에 가까운 음악을 떠올린다면 큰 오산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넥스트 렘브란트’가 그린 그림, 유튜브의 ‘플로우머신즈’가 작곡한 음악은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일본에서는 인공지능이 쓴 ‘컴퓨터가 소설을 쓰는 날’이라는 단편이 문학상 공모전 예선을 통과하기도 했다. 이처럼 인공지능에 의한 탄생한 음악이나, 그림, 문학작품은 전문 예술가의 창작품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미적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예술품을 향유할 사람의 취향을 정확히 반영하는 맞춤형 창작이 가능하며,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재빠르게 학습하여 스스로 진보할 줄도 안다.

수준 높은 창작자 인공지능이 탄생한 시점에서 저작권 문제가 궁금하다.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작품은 저작권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그 저작권은 누가 소유하며 어떻게 행사할까? 만약 인공지능이 창작 과정에서 사람이나 다른 인공지능의 저작권을 침해할 때는 어떻게 될까? 현재까지는 인공지능 스스로 저작권을 행사하지는 못한다. 그 대신 인공지능 배후의 ‘사람’이 저작권을 갖는다. 전 세계의 저작권법과 국제 저작권 협약은 인공지능이 딥 러닝(Deep Learning)이라는 고도의 학습과 사고 능력을 갖추기 전에 생겼기 때문이다. 저작권의 주체는 오로지 사람(자연인, 법인)으로 한정되어 있다.

이 경우에도 쟁점이 있다.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소유한 사람이 저작권을 갖는지, 아니면 그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창작물을 만든 사람이 저작권자인지 명확하지 않다. 현재까지는 개발자들이 인공지능을 이용한 예술품들을 실험적으로 만들어왔다. 그런데 앞으로의 인공지능은 일종의 플랫폼처럼 개방될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 플랫폼에 접속해서 구체적인 지시를 내려서 작품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에도 인공지능 소유자(개발자)에게 저작권을 주어야 할까? 인공지능을 회사에 소속된 직원처럼 생각하느냐, 예술품을 만들 때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로 간주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결론이 나온다.

앞으로 이와 관련한 소송이 잇따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사안에 따라 판결이 다를 것이다. 매우 세부적인 경우의 수를 고려한 복잡한 계약서 양식도 등장하리라 본다. 일이 터지고 나서 허둥댈 필요는 없다. 국경을 넘나드는 송사에 휘말려 괜한 손해를 보아서도 안 된다.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는 관련된 연구와 논의가 활발하다. 선제적으로 법령을 정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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