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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맥 세상] 어떤 영양제를 먹을까

건강 칼럼을 쓰고 강연을 하다보면 꼭 받는 질문이 있다. 비타민 등 건강보조식품은 먹어도 되나요, 하는 것이다. 탐식적인 현대인의 식생활 패턴으로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기 힘들고, 영양이 부족하면 이런저런 탈이 날까봐 그런 염려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돈을 들여 사먹기는 하는데 이것이 몸에 좋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인지, 그냥 기분만 좋게하는 소위 '플라시보' 효과만 있는 것인지, 아니면 오히려 몸을 더 안좋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대부분 확신이 서질 않는다. 그저 뭐가 뭐가 좋다더라는 말을 믿고 영양제 시장을 노크한다.

미국인만 해도 3분의 2 이상이 비타민 영양제를 먹어본 적이 있다고 한다. 더군다나 식재료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영양보충제에 대한 관심은 날로 커져가고 시장은 팽창일로다.

'천연 vs 합성 똑소리 나는 비타민 선택법'(원제:Supplements Exposed)이라는 책은 소위 영양제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비영리단체 히포크라테스 건강연구소를 운영하는 브라이언 클레멘트 박사의 역저다. 그는 40여 년 간 영양학과 자연의학을 연구하며 수만 명의 임상 실험을 거쳐 건강보조제에 관한 저술과 강연활동을 해오고 있는 이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다.



책의 요지를 딱 한마디로 표현하면 '한 알을 먹더라도 진짜 자연제품을 먹어라'다. 영양소의 화학성분만 추출해 석유화학제품으로 만든 인공합성 영양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거나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읽으며 밑줄 친 주요 부분을 소개하면 이렇다.

# 현재 전 세계에서 생산하는 비타민C 보충제의 90%가 합성화학 제품이고, 대부분 중국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 현행법상 비타민 보충제는 실제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을 10%만 함유해도 '천연(Natural)'으로 표기할 수 있다.

# 당근과 토마토에서 베타카로틴은 항상 알파카로틴과 감마카로틴과 함께 시너지를 내는데 합성물질 베타카로틴은 아세틸렌 가스를 이용해 베타카로틴 분자구조가 동일한 물질을 만든 것이다. 합성비타민은 대부분 화학물질로 만든다.

#우리 몸은 생물학적으로 자연이 만든 물질만을 진짜 영양소로 인식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기에 천연영양소는 쉽게 흡수하지만 일부 분자만 추출한 영양소나 합성영양제는 흡수를 도와줄 보조 인자를 결정할 때까지 흡수하지 않는다. 심지어 화학제로 만든 합성보충제는 이물질로 인식돼 면역력을 약화시켜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연이 만든 식품 속에는 화학자가 분석할 수 없는 4가지 요소, 즉 호르몬·산소성분·식물성 화학물질(phytochemical)·효소(enzyme)가 있는데 이는 세포의 기능에 필수적이지만 합성화학영양제에는 이 성분이 결여되어 있다.

#20년 동안 1만 1000여 명의 혈액을 분석했더니 합성영양제는 거의 흡수되지 않고 혈액 속에 남아 있었다. 천연비타민에 들어있는 보조 인자들이 없어 우리 몸은 이를 오염물질로 인식해 배출한다. 이동식 화장실을 청소하다 보면 바닥에 수많은 비타민과 무기질 알약이 발견되는 것이 한 증례다.

#물고기가 죽으면 생선기름은 즉시 산패되기 때문에 오메가-3 재료로는 부적합하다. 생선기름 영양제 제조업자들은 생선을 여과한 뒤 방부제와 항산화제를 첨가한다. 그리고 산패한 냄새를 맡지 못하도록 캡슐에 넣는다. 이런 제품은 오히려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 책에는 합성영양제를 멀리하고 천연영양제를 잘 골라 섭취하라는 내용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고 있다. 마켓마다 소위 '영양제'라는 예쁜 옷을 입고 고객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합성영양제를 마주할 때 이제는 제약회사의 주머니만 불려주는 어리석은 소비자가 되지 않겠다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겠나.

한의학 박사


이원영 / 논설실장·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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