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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 마음의 치유] 불안정 회피형 애착

불안정형 애착은 회피, 저항, 혼란 세 가지로 나뉜다.
먼저, 불안정 회피형 애착에 대하여 알아본다. 불안정 회피형 애착은 아이가 울었을 때 양육자(엄마)가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한 경우에 나타난다. 불안정 회피형 애착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도, 무엇인가 꺼려지고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에 오히려 혼자 있는 것이 편한 것 같아 회피하는 특징이 있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타인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 믿을 사람은 ‘나 자신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독립성(독립심, 성취욕이 높은 편)을 핑계로 도망치려 한다. 혹여라도 자신이 누군가와 관계가 빠르거나 깊게 갖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 상대방과 너무 가까워지는 것을 피한다. 관계가 가까워질수록 더 얽매여서 자신의 영역이 줄어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상대방과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단점을 찾아 비판하고 애매모호한 행동을 취한다.

불안정 회피형 애착의 일반적인 사례를 소개한다.
30개월 된 영수는 이름을 부르자 엄마 손도 잡지 않고 치료실로 들어왔다. 뒤따라 들어온 엄마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혼자서 장난감이 놓여 있는 선반을 살펴보더니 자동차와 공룡을 꺼내 이리저리 굴리고 늘어놓으며 놀기 시작했다. 엄마가 “영수야! 여기 블록 있다!”라고 부르면 잠시 힐끗 쳐다보고 다시 자신의 놀이로 돌아갔다. 엄마가 나가고 치료사가 옆에 앉자 영수는 잠시 쳐다보고는 자기 놀이를 계속했다. 엄마가 없는 것도 별로 개의치 않는 눈치였다. 곧 엄마가 들어와 “영수야, 엄마 왔어!”라며 영수 곁으로 다가갔다. 영수 몸을 만지려 하자 아이는 흠칫 놀라는 것 같더니 몸을 빼며 엄마의 손길을 피했다.

‘불안정-회피형 애착’은 양육자들이 대부분 아이와 친밀하지 못하고 거리감이 있다. 아이를 자주 거부하고 밀어내는 행동을 한다. 아이가 울어도 무관심하다. 과하게 화를 내고 무시, 무반응, 과하게 엄격함 또는 과잉보호(아이가 엄마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회피함)처럼 일관적이지 못한 양육의 원인이 있다. 따라서 아이는 엄마와 분리, 재결합할 때 울지 않고 엄마를 피하고 못 본 척하며 오히려 낯선 사람을 잘 따르는 경향을 보인다. 더욱이 심각한 것은 자칫하면 아무에게나 따라가는 위험성이 매우 높은 유형이다. 이 시기에 아이의 모든 행동이 양육자에게 달라붙고 가까이하려는 애착행동이 나타나야 하는데 회피형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사례에서 영수 엄마도 평상시 늘 몸이 쑤시고 쉽게 피곤함을 느껴 아이에게 자주 화를 내고 신경질을 냈다. 아이가 놀아 달라고 다가오면 짜증부터 내면서 “아휴 지겨워!”라고 말하며 아이 앞에서 한숨을 쉬거나 “제발 좀 귀찮게 하지마!”라고 화를 내며 밀쳐낸 적이 많았다. 결국 아이는 혼자 놀기 시작했다. 엄마의 기분이 좋지 않으면 자리를 피하기도 했다. 짜증내고 화내는 엄마 대신 아무런 감정도 나타내지 않는 장난감에 집착하면서 회피적인 애착을 보인다. 이는 엄마가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니까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며 마음의 상처로 인해 엄마를 비롯한 사람들에 대해 실망을 느끼고 거부하려 하기 때문이다.

불안정 회피형 아이들은 겉으로는 얌전하다. 모든 일에 순응적인 태도를 보이는 착한 아이로 보인다. 아이는 부모로부터 무시를 당한 기억 때문에 타인에 대한 기대감이 없다. 따라서 자신이 남을 위해 무언가를 해줘야겠다는 욕구 또한 없는 아이로 성장하게 된다. 이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양육자와 아이와 신뢰와 믿음을 쌓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안정적 애착을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것을 위해 평소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 온전히 아이에게 집중해야 한다. 질 높은 애정과 관심과 긍정적인 신체적 접촉을 통해 부모와의 유대감을 형성하고 안정적 애착을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가 떼를 쓰거나 고집을 부리는 상황일 때 지속적이고 일관된 양육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감정적인 대처나 엄격한 훈육보다는 명확한 행동의 한계를 설정하되 항상 일관된 양육과 잦은 스킨십과 애정표현을 통해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은 아이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 필요하다.

박상섭 / 버지니아워싱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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