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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A, 워싱턴 정계에 전방위 '막강 로비'

연방의원 535명 중 307명에 후원금
회원 500만명…1년 예산 4억8천만불

전국에서 대형 총기사고가 잇따르면서 대표적인 총기소지 옹호단체인 전국총기협회(NRA·National Rifle Association)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NRA는 비난에도 총기옹호에 대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NRA가 이같이 버틸 수 있는 것은 정계를 대상으로 한 막강한 로비 덕분이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자료에 따르면 NRA로부터 한 번이라도 선거자금을 후원받은 적이 있는 연방의원은 307명에 달한다. 전체 의원 수 535명의 절반이 넘어가는 수치다. 1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받은 의원도 8명이나 있다.

지난 21일 CNN이 주최한 토론회에 나온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이중 한 명이다. 플로리다 총격 참사에서 살아남은 학생 캐머런 카스키가 NRA로부터 돈을 더 이상 받지 않을 것이냐고 묻자 그는 대답하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NRA로부터 101만2980달러나 받았기 때문이다.

반면 총기규제를 주장하는 단체들이 의회 로비에 쓰는 돈은 미미하다. NRA의 막강한 영향력을 막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총기규제 주장 단체들이 2018년 선거에 지불한 돈은 1만4360달러다. 반면 NRA를 포함한 총기규제 반대단체들은 59만181달러를 썼다. 무려 40배 차이다. 현직 의원들이 의정활동기간 동안 쓴 돈을 모두 합해 통계를 내봐도 차이는 크다. 총기규제 반대단체는 1267만5270달러를 썼지만 총기규제 주장단체들의 같은 기간 후원금은 57만123달러에 그쳤다.



NRA 자금은 대부분 공화당 의원들에게 들어갔다. 현직 공화당에서 NRA로부터 후원을 받지 않은 의원은 6명에 불과하다. 반면 민주당 의원 중 NRA 후원금을 받은 의원은 캘리포니아 5지구의 마이크 톰슨 하원의원을 비롯해 24명 뿐이다.

NRA의 위력은 선거후원이 아닌 다른 로비활동에서도 두드러진다. 2017년 연방정부 차원에서 NRA가 지출한 로비자금은 1000만 달러가 넘는다. 물론 다른 산업에 비하면 로비자금이 엄청난 규모는 아니다.

군수산업은 51억2600만 달러를 로비자금으로 지출했으며, 금융계는 무려 5억 달러를 넘게 썼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익단체가 얼마나 큰 로비 힘을 발휘하는지를 알기 위해선 반대 단체와 자금 차이를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총기규제를 원하는 단체들은 200만 달러가 조금 넘는 돈을 로비에 썼을 뿐이다. NRA는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고 총기규제 얘기가 나올 때마다 항상 확실하게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하고 법안을 막아냈다. 자금력의 차이를 보면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는 NRA의 로비 파워 때문에 총기규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에 총기난사사건이 일어난 플로리다에서는 2016년 7월에도 비극적 사건이 있었다. 당시 올랜도 게이 클럽에서 오마르 마틴이 반자동 소총으로 49명을 죽이고 50명 이상 부상을 입혔다.

당시 사용된 무기 역시 반자동 소총 AR-15이었다. 많은 사람이 '살상 무기'에 반자동 소총은 반드시 규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NRA의 강력한 로비 힘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다.

지난 밸런타인스데이에 니콜라스 크루즈가 17명을 죽이고 20명을 부상 입힌 총 또한 AR-15이었다.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총기규제 논의는 제자리 걸음이었고 결국 또 다른 비극이 이어졌다.

최근 델타 항공과 유나이티드 항공이 NRA와의 제휴중단을 발표하는 등 총기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총기규제 주장 단체들이 NRA의 의회내 영향력을 이겨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NRA는 어떤 단체?

NRA는 1871년에 설립됐다. 남북 전쟁 당시 북군이 남군에 비해 사격 실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총기 안전교육과 사격 훈련을 강화하는 취지에서 탄생했다. 1930년대부터 이들은 의회 총기관련 법안을 연구하는 등 로비활동을 펼쳤다.

로비활동 초기에는 총기규제를 위해 활동했지만 1977년 전당대회에서 투표를 통해 지도부가 바뀌면서 총기소지 옹호 단체로 탈바꿈했다. 이후 NRA는 성장을 거듭해서 현재 회원이 500만 명을 넘고 2016년 기준 1년 예산이 4억7590만 달러를 넘어서는 거대한 비영리 단체가 됐다.


조원희 기자 cho.wonh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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