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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공감] 틈새의 하나님

천체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가 세상을 떠났다. 학계 안팎의 많은 사람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그의 업적을 되돌아본다. 천체물리학에 기여한 그의 업적을 나 같은 사람이 언급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지만, 그의 삶의 궤적은 분명 보통사람의 그것과는 다르다.

21세의 젊은 나이에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그는 그 후로 50년 이상을 살며 병과 싸울 뿐 아니라 우주 탄생의 신비를 연구했다. 양자 중력 연구, 특히 블랙홀과 관련된 이론을 연구했으며 '블랙홀의 입자 생성' 등의 다수의 논문을 통하여 천체물리학자로 이름을 떨쳤다. 또한, 대중 강연이나 영화 출연을 통하여 일반인들도 과학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도 많이 펼쳤다.

하지만, 그는 무신론자로도 유명했다. 그는 '위대한 설계'라는 책에서 빅뱅으로 탄생한 우주는 중력 등의 물리 법칙의 결과로 생겨난 것으로 어떤 초자연적인 존재나 신의 개입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라 주장했다.

나는 하나님을 우주의 창조주로 믿는 기독교인으로 그의 무신론적인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주장을 야기한 것이 바로 기독교인들이 흔히 범하는 '무지에의 호소의 오류'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의 존재에 대하여 논증할 때 인류가 정확하게 잘 알지 못하는 것들을 증거로 제시하곤 한다. 과학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것들을 인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찬양하는 것을 넘어 창조의 증거로 사용한다면, 과학이 더 발전하여 그것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을 때 하나님의 존재는 그만큼 축소되고 마는 것을 잊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이런 노력들이 하나님을 과학의 사각지대 좁은 틈새로 밀어 넣어 '틈새의 하나님'을 만드는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더욱 주의할 것은 우리가 가둬버린 '틈새의 하나님'을 변호하기 위해서 과학이 설명하는 것에 귀를 닫고 지적인 게으름과 교만을 오히려 자랑하며 그 틈새에 자신도 빠져버리는 것이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라는 말씀은 창조주 하나님이 시작하신 구원의 서정의 서막을 알리는 거룩한 선포이지 과학의 틈새에 초라하게 끼여있는 하나님이 자신의 창조를 증명하기 위한 변호가 아니다.

www.fb.com/theegital


김사무엘 박사 / 데이터 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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