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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이별에도 좀 더 나은 이별이 있다

국민 예능이라고 불리던 '무한도전'이 종영했다. 지난 13년간 MBC의 간판 예능이자 오랫동안 토요일 저녁 최강자로 높은 시청률 기록했던 프로그램이다. 사실 무한도전을 시청률 같은 숫자나 형식적인 코멘트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시청자와 함께 호흡하며 보는 이들을 참 많이 웃게도 또 울게 했던 프로그램이어서다.

기자 역시 1회 때부터는 아니었지만 최소 지난 7~8년은 거의 빠짐없이 본 것 같다. 덕후까지는 아니어도 팬이었음을 자부한다.

가슴 뭉클하게 했던 스포츠댄스, 조정경기 도전, 생각 없이 깔깔대며 웃고 봤던 '못친소' 페스티벌, 엉덩이를 들썩이며 함께 노래를 불렀던 고속도로가요제, 공감을 통해 가려운 곳을 긁어줬던 무한상사 등 오랜 친구와의 추억처럼 하나하나 기억에 남아있다.

13년은 그리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동안 유재석을 포함한 멤버들은 영향력 있는 예능인으로 성장했다. 그 사이 박명수, 정준하, 유재석, 하하가 결혼을 했고 아이들을 낳았다. 30대였던 박명수, 정준하, 유재석은 이제 5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고 파릇한 20대 청년이었던 하하는 올해로 불혹을 맞았다. 그들의 청춘 역시 고스란히 무한도전에 담겼다.



지난달 31일 '막방'을 보다가 마지막 인사를 하며 결국 울음을 터트린 멤버들을 보며 함께 펑펑 울었다. 그들의 마음이 백분 이해가 가서다. 그들보다 한해 늦은 2006년 5월에 LA중앙일보에 입사했다. 만으로 딱 12년이 됐다.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직장 동료들과 보냈고 아무 생각 없이 운전하다 보면 닿는 곳이 회사다. 불 꺼진 편집국에 들어와도 훤히 다 보이는 것처럼 모든 것이 익숙하다. 나도 그런데 무한도전 멤버들도 함께했던 그리고 친근했던 것들과의 이별이 그리 쉽지 만은 않을 것이다.

물론 항상 잘하기만 한 것도, 좋은 기억만 있는 것도 아니다. 노홍철과 길은 음주운전으로 하차하며 시청자를 실망시켰고 2015년 식스맨을 통해 새롭게 뽑은 멤버 광희에 대한 네티즌들의 과도한 질타는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럼에도 13년간 시청자에게 준 웃음과 감동은 박수를 받으며 떠나기에 충분하다. MBC사장은 13년의 대장정을 마친 무한도전에 "멤버들의 도전이 이제 역사로 기록됐다"며 "무한도전이 아니었으면 MBC는 아마 진작 잊혀졌을지 모른다"라고 SNS를 통해 글을 남겼다. 그리고 조금은 갑작스러웠던 종영에 아쉬워하는 시청자를 위해 '무한도전 13년의 토요일'이라는 제목으로 스페셜 방송을 편성해 내보내고 있다. 시청자에게 이별을 받아들일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누구나 언젠간 이별을 한다. 부모도 자식도 친구도 반려견도 그리고 직장도….

아름답기만 한 이별은 없을지 모르겠다. 이별은 언제나 아프다. 하지만 이별에도 조금 더 나은 이별은 있다. 그래서 서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그리고 이별하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다.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오수연 / 문화담당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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