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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마을 계곡'서 물의 비경을 만나다

[중국 구채구 국립공원]
호수 114개, 폭포 17개, 급류 11개
억겁이 빚은 파란 물빛 수십만개

낮에는 청색, 저녁에는 오렌지 등 다채로운 독특한 색을 보여준다.

낮의 파란색은 연두색·쪽빛·녹색·옥색·청색·남색을 넘어 코발드 블루, 인디언 블루, 아무튼 파란색으로 통칭되는 세상의 모든 파란색을 다 거느린다. 그래서 수십만 가지라고 부풀려지기도 한다.

구채구, 중국어 표기법으로 '주자이거우'라고 적는 이곳은 중국 최후의 비경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곳이다. 중국 대륙 서쪽 쓰촨성에서도 북쪽에 위치한 장족(티베트족) 자치주 심심산중에 숨바꼭질이라도 하듯이 구채구가 박혀 있다. 구채구는 해발 7000~1만5000피트 사이의 산악지대인 민산산맥에 형성된 계곡이다. 험한 산줄기 깊숙한 안쪽으로 빙하 녹은 물이 흘러내리는데, 어느 골에 머물러서는 호수가 되고 어느 벼랑에 이르러서는 폭포를 이루어 34마일 길이의 물길을 이룬다. 이 물길 언저리에 장족 마을 9개가 띄엄띄엄 들어서 있다 하여 이름이 구채구다.

이 계곡을 따라 자리한 연못이 무려 114개, 폭포 17개, 급류 11개가 있다. 구채구 입구 높이가 해발 7000피트가 조금 넘고,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수 장해가 해발 1만1000~1만5000피트 고지대에 있다. 민산산맥에서 흘러나온 물이 폭포를 만들어 계단식 밭 위에 호수와 늪에 연결된다. 물은 투명하고, 산맥에서 흘러든 석회석 성분이 연못 아래 침전되어 다채로운 색깔을 보여준다. 구채구에 몰리는 이유는 물빛 때문이다. 구채구에 흐르는 물에는 300만 년 전 빙하 녹은 물이 그대로 고여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빙하 침전물에 탄산칼슘 성분이 있어 물에 잠긴 나무도 썩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고, 신비로운 색을 띨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오죽하면 중국인들이 '황산을 보고 나면 다른 산을 보지 않고, 구채구의 물을 보면 다른 물을 보지 않는다'고 할까. 또, 이곳은 자이언트판다의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1975년 어느 벌목공이 산을 헤매다 이 계곡에 발을 디딘 게 구채구가 세상에 나오게 된 계기가 됐다. 이 계곡에 살던 장족도 그때 비로소 구채구 바깥 세상, 다시 말해 한족과 처음 접촉을 했다고 한다. 중국 정부는 78년 국립공원으로 지정했고, 유네스코도 92년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했다. 지금 중국인이 가장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구채구를 꼽은 이유도 구채구가 알려진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이다.

이렇듯 속속들이 비경으로 가득찬 구채구를 제대로 보기가 쉽지 않다. 두 발로 걸어서는 호수 서너 개도 못 본다. 그래서 구채구 입구에서 셔틀버스가 출발한다. 일단 계곡의 한쪽을 택해서 끝까지 가서 내린 다음 낙일랑 폭포까지 내려오면서 보고, 다시 반대편으로 올라가서 내려오는게 효율적이다.

어디든 볼만하지만 구채구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장해, 작은 호수 안에서 다섯 가지 색깔을 볼 수 있다는 오채지, 호수는 하나인데, 다섯 송이 꽃이 핀 것처럼 현란한 오화해, 진주를 굴리는 듯한 소리를 내는 진주탄 폭포, 구채구에서 가장 큰 낙일랑 폭포, 높이 200피트로 장엄한 풍경을 연출하는 수정폭포, 호수가 군락을 이룬 수정군해는 빠뜨릴 수 없는 곳이다.


백종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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