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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무관심의 쓰나미를 막자

지난달 19일과 20일 지중해를 건너던 200명 이상의 난민이 배가 뒤집혀 익사했다. 이런 참사로 목숨을 잃은 난민 수가 올해에만 1000명이 넘는다.

이 와중에 전 세계는 수 주 전부터 잘못된 방향으로 질주하고 있다. 윤리의 제방이 동시에 무너져 내린 듯하다. 미국·유럽·일본·호주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정치 지도자들이 국제 규범을 위반하면서까지 난민을 수용하지 않을 권리를 부르짖는 일에 뜻을 모으고 있다. 여론 또한 주저하지 않고 동조하는 모양새다. 그리고 언론은 바다 한복판에서 발생한 수백 명의 죽음에 대한 뉴스를 점점 다루지 않는다.

이는 유독 난민 문제를 두고서만 나타나는 현상도 아니다. 사람들이 미디어를 통해 고통의 현장을 많이 접하다 보니 타인의 불행 때문에 나타나는 심리적 동요를 피하려고 감정 나누기를 멈추게 되고, 결국에는 자기만의 세계로 도피하게 된다.

너무 늦기 전에 이 무관심의 쓰나미를 멈추어야 한다. 올여름에는 이러한 도덕적 재난이 부를 결과에 대해 시간을 들여 깊이 생각해 보자.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그리고 각자도생의 이념이 자리 잡도록 방치한다면, 쓰나미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전쟁과 난민 브로커의 희생양이 된 외국인들의 불행 앞에 무감각하다면, 종국에는 나 아닌 모두를 난민으로 간주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극빈층 생계 보장, 실업자 지원, 장애인 보살핌도 동의하지 않는 일이 되고 퇴직자들은 그들의 납세 능력만큼만 대우받는 것이 정당하다고 여기게 될 것이다. 심지어 탄소 배출 감소도 시급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기후 온난화로 인한 영향은 나 아닌 타인(주로 다음 세대)에게 미칠 테니 말이다.



유럽에서, 프랑스에서까지도 이런 경향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결국 둘 중 하나로 귀결될 수 있다. 극우 정당들이 권력을 잡게 되든지, 아니면 다수당이 새로운 이념에 손을 들어주는 것이다. 그런데 극우주의자들이 널리 득세 중인 SNS와 경쟁 구도를 이루게 된 미디어는 우리가 이런 풍조에 대항하려 할 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온정, 이타주의, 포용은 분할되지 않는다. 분할된다면 그것은 잘 계산된 이기주의와 다르지 않다. 다른 사람에게 온정을 바란다면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호의를 보이고 있음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이 여름을 활용하자. 휴가철이면 주로 나 하나만을 생각하며, 나에게만 집중하는 휴식이 우선이었지만 이번 여름에는 각자 마음 속에서 다른 사람을 측은하게 여기고, 분노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일깨우자. 관광객이 아닌 외국인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내 이웃과 소외된 이에게, 노숙자와 난민에게 미소를 보내기 위해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잔인한 무관심 속에 다시 수개월을 허비한다면, 각자가 그저 다른 사람의 불행에 대한 감정의 면역 높이기에만 몰두한다면, 내년 여름은 각자도생의 절대 정글이 뒤덮는 야만의 계절이 되어 돌아온다 해도 놀라지 말자. 그때는 우리의 인접국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도시, 우리가 사는 집에서도 그런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

주는 것이든 받는 것이든 호의와 온정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여름의 매 순간을 활용하자. 다른 어떤 때보다도 휴가 기간이 낫다. 막상 해보면 너무 쉽다는 것과 다른 사람을 향해 미소 짓고 그들을 돕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시도해 보시라. 정말로 시도해 보시라. 자신은 벌써 그렇게 하는 중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한 번 더 시도해 보시라. 잘한 일이라 여기게 될 것이다. 여러분의 자녀들까지 동참한다면 더욱 잘한 일이라고 느끼게 될 것이다.

플래닛 파이낸스 회장


자크 아탈리 / 아탈리 에아소시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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