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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토크] 가짜뉴스의 오랜 역사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유례없는 기록 하나를 갖고 있다. 임기 첫날부터 마치는 날까지 매일 전쟁을 벌인 유일한 대통령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시리아등 7개 국가에 폭탄을 터트리는 등 전쟁이 계속 이어졌다. 2016년에는 시간당 평균 3개의 폭탄을 365일 내내 투하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이 무색하다. 중동은 난장판이 됐고, 테러집단 IS국가가 득세했다. 자신의 최대 치적 중 하나라고 자랑한 이란핵합의는 알고보니 최대 수치였다.

불량국가 이란에 ▶1500억 달러를 지급하고 ▶핵사찰 24일 전 통보 ▶핵사찰에 미국인 관여 불허 ▶자체 핵사찰 권한 부여 ▶이란이 타국으로부터 공격받을시 미국이 즉각 보호 ▶미국이 붙잡아 놓았던 이란 테러리스트 및 테러 용의자 26명 송환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10~15년 내 합의가 해제되는 일몰조항도 있었다. 기간이 지나면 이란이 다시 핵개발에 돌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란정부에 미국민 혈세 18억 달러를 현찰로 내주고 미국인 인질 4명을 돌려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를 괜히 탈퇴한 게 아니다. 그런데 대다수 미국인은 앞에 열거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 주류 언론에서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북한하고 이런 딜을 했다면 언론이 가만히 있었을까?



주요 정보를 보도하지 않는 행위도 가짜뉴스다. 바야흐로 가짜뉴스 시대(Fake News Era)다.

'트럼프, 마틴 루터 킹 흉상 버리다(타임)' '트럼프, 후보 시절에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러시안 접촉 지시(ABC 뉴스)' '트럼프 주니어, 위키리크스 민주당 문건 공개 전 조심하라는 이메일 받아(CNN)' '스카라무치, 러시아와 접촉(CNN)' 등 가짜뉴스가 쏟아지는 형국이다. 트럼프-푸틴 회담에 대한 보도행태는 정점을 찍었다.

'가짜뉴스'는 조직적이고 교활하다. 정치나 언론에 대한 이해도가 없다면 분간하기 어렵다.

'앵무새 작전(Operation Mockingbird)'은 1950년대 미국 대중을 속이기 위해 주류언론에 거짓 뉴스를 흘리는 CIA의 허위정보 유포 프로그램이다. 가짜뉴스의 시초라고 볼 수 있다. CIA가 저널리스트들을 다수 포섭해 대가를 지불하면서 왜곡된 뉴스를 전하고, 대중을 선동하고 현혹시킨 작전이다. 워싱턴포스트에서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담당했던 칼 번스타인 기자가 CIA와 미디어 관계를 집중취재하면서 앵무새 작전이 세상에 알려졌다. 그에 따르면 1952년~1977년까지 25년간 400여 명의 미국인 저널리스트가 CIA 앵무새 작전에 참여했다. 이중 일부는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일부는 협박을 받고 뉴스를 전했다. 당시 CIA 국장 앨런 덜레스가 직접 작전에 관여했으며 뉴욕타임스·ABC·CBS·AP·로이터 등 주요 25개 일간지와 통신사 언론인들이 포섭된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 전 회장 캐서린 그레이엄의 전기작가인 데보라 데이비스는 "1970년대에 앵무새 작전이 한창 시행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음모론(Conspiracy Theory)'이란 용어도 1967년에 CIA가 만들었다. 미국민이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사건을 조사한 워런위원회 보고서를 불신하자 오스왈드 단독 암살 외 모든 주장을 '음모론'이라는 단어로 잠재웠다.

워터게이트 사건이 터지면서 앵무새 작전이 저물어 갔다고 한다. 연방의회에서 CIA의 감청행위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커졌고 급기야 1976년 2월에 조지 H. W. 부시 당시 CIA 국장이 "CIA는 앞으로 언론인들과 그 어떤 계약적 관계를 갖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런데 과연 앵무새 작전이 종지부를 찍었는지 의문이다. 에드워드 스노든을 통해 정보기관의 광범위한 도·감청 실태가 폭로된 것만 봐도 그렇고, FBI 정보원들이 트럼프 캠페인을 도·감청한 사실이 드러난 것만 봐도 그렇다. 연일 왜곡되거나 가짜뉴스를 별일 아닌 듯 쏟아내는 주류언론을 보면 더욱 그렇다.


원용석 디지털부장 won.yongsu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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