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OC사람들] "힘찬 기합 소리에 젊은이들도 놀라요"

83세 시각장애 조은주씨
5년째 매주 태권도 수련
호신술·송판격파 시범까지
"나이는 숫자…도전 나서야"

앞이 보이지 않는 80대 한인 할머니가 태권도를 통해 노년 생활의 활력을 유지하고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세리토스에 거주하고 있는 조은주씨. 조씨는 태권도는 엄두도 내지 못할 83세라는 나이에다 시각장애인이라는 점에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부러움과 찬사를 동시에 받고 있다.

조씨는 5년전부터 시각장애인 지원 비영리단체 브레일 인스티튜트가 매주 금요일 실시하고 있는 태권도 강습에 참여해 무료 지도에 나서고 있는 브레아 샴바라 마샬아트의 양성욱 관장으로부터 다른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수련을 받고 있다.

조씨는 "난치질환인 시신경 약화로 시력을 잃어가다가 4년 전에 실명했다. 심장 스텐트도 4개나 시술했고 눈도 보이지 않아 낙담하던 중 태권도 수련을 시작하게 됐고 소리도 지르고 송판도 깨고 하면서 정신력이 살아나며 자신감이 생겼다. 마음가짐도 긍정적으로 변해 지금은 젊은이 부럽지 않은 역동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련생 중 최고령자인 조씨는 지난 7월에 열린 브레일 인스티튜트 기금 마련 행사에 참가해 양 관장과 합을 맞춰 호신술 시범을 펼친 것뿐만 아니라 우렁찬 기합과 함께 송판까지 격파해내며 노익장을 과시해 참석자들로부터 환호와 박수를 받기도 했다.

조씨는 "많은 한인 시니어들이 집에만 있거나 외출해도 맥도널드에서 커피 한잔 시켜놓고 잡담이나하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일단 운동도 하고 커뮤니티 자원봉사 등 소셜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며 건강을 챙겼으면 좋겠다. 나이는 숫자일뿐 아직 젊다는 생각을 잊지 말고 뭐든 도전에 나서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조씨는 경제기획원서 근무하다 지난 1967년 텍사스대학으로 유학길에 오른 남편 조필재씨와 함께 도미했다.

조씨는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사회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루이지애나주립대 사회학과 학장으로 재직한 남편과 의사인 세딸에 양자까지 뒷바라지하며 고교에서 이중언어 교사로도 근무했고 지역 커뮤니티칼리지에서 한국요리 강습에도 나섰다.

지난 1998년 남편 작고 후 이듬해 세리토스로 이주해 정신과 전문의인 딸 티나씨와 함께 생활하며 마라톤동우회 활동도 하고 있다. 현재는 딸과 함께 전국여성권익신장단체인 AAUW(American Association of University Women)지역 모임에 참가해 한국요리도 소개하고 친교에 나서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조씨는 "가끔은 한국어를 잘하는 사위를 얻어 고국 이야기도 하고 세상 사는 이야기도 맘껏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말을 맺었다.


Photo/Video=NAKI PARK


박낙희 기자 park.naki@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