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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스푼 굿피플]따뜻한 나눔이 필요한 겨울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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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11/11 12:36

미국에서 불체자로, 도시빈민으로 사는 매일의 일상은 힘들고 어렵다.

특별히 가을이 깊어가고 추수 감사절, 성탄절, 그리고 연말연시가 있는 동절기 4개월은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 도시빈민들의 의.식.주가 심각한 위협을 받는 시기다.

전문지식이 많지 않고 영어 소통이 어려운 라티노 도시빈민들과 제3세계 출신의 이웃들이 미국내에서 주로 종사하는 일들은 힘들고, 위험하고, 더러운 일이다. 그나마 겨울철엔 노동일이 많지 않다.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빈민들이 일자리가 급격히 줄면 생사가 위협받는 절박한 환경에 고스란히 놓여지게 된다.

출신국이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전혀다른 십여명의 라티노들이 함께 거주하는 서민 아파트의 방세 200불도 납부할 수 없어 바깥으로 쫓겨나 길거리, 건물 지하, 으슥한 곳에서 노숙하다 동사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추위와 허기를 달려보려고 마켓에서 생필품과 술을 훔치다가 범죄자로 구속된 후 추방 재판에 회부되어 끝내는 중남미로 원치않는 귀향을 할 수 밖에 없는 일이 속출한다. 삶이 고달프고, 가족이 그립고, 돌아갈 수도, 남아 있을수도 없는 절박한 형편에 처한 라티노들이 보드카에 취해 심신이 마비된 채 비틀 거리고, 강력한 합성마약에 중독되어 비틀 거리다가 속수무책으로 생명을 위협받고 있는 시기다.

한인 식당에서 13년동안 주방 헬퍼로 일하던 과테말라 출신의 호세 아르메딜로(29세)는 얼마전 서너명의 라티노 갱단에 전신 구타를 당하여 머리가 깨어지고, 온몸에 타박상을 입은채로 병원에 실려갔다. 이목구비가 반듯하고 한국말도 곧잘했던 그는, 한국 음식도 잘 만들어 한인 업주에게 사랑을 받았다. 호세가 실직자가 된 것은 한인 업소가 영업 부진으로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해고 당시 수중에 갖고 있던 푼돈으로 술에 빠져들었고, 급기야 노숙자로 전락하여 지난 여름부터 애난데일 으슥한 나무 숲속에서 술 주정꾼 동료들과 노숙을 하였다.

바깥 기온이 점차 싸늘해지던 지난 10월 중순, 애난데일 페어몬트 가든 아파트 지하의 세탁장에 은밀한 안식처를 만들었다. 새벽에 들이닥친 네명의 MS-13 갱단들과 시비가 붙었고, 무자비하게 휘두른 알미늄 야구 배트에 맞아 머리가 깨어져 세군데 40바늘을 꿰매야 했다.

전치 3주의 타박상을 입고 치료 후 기브스를 한채 굿스푼 급식소를 찾았던 것이다. 죽음 근처까지 갔었다며 보여주던 흉물스런 상처들에 그날의 참상을 옅볼 수 있었다.

볼티모어 다운타운을 가로 지르는 83번 고속도로와 폴스웨이가 만나는 곳에 볼티모어시 보건국에서 마련한 코드 블루(Code Blue) 홈리스 쉘터가 있다. 온몸에 문신과 피어싱을 한 남녀 흑인 홈리스들, 휄스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연약한 노인들, 태어난지 얼마안된 새끼 고양이와 애완견을 백팩에 매단체 급식을 받는 여성 홈리스, 한때 한국 최고의 명문 여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한인 홈리스도 그들속에 섞여 있다.

겨울철 도시빈민들에게 긴급하게 필요한 물품들이 있다. 추위와 허기를 달랠 따뜻한 음식이 필요하다. 따듯한 물면 부으면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컵라면은 그중 인기있는 응급식량이 된다. 긴 겨울밤 시장기를 달랠 시리얼, 우유, 과자, 캔디류도 적실하다. 주머니에 넣어 꽁꽁 언 손과 발을 녹여줄 핫팩, 겨울용 점퍼, 이불, 타월, 양말, 장갑, 모자는 필수적으로 필요한 물품이다. 어린 영유아들을 함께 거리에서 노숙하는 여성 홈리스를 위한 일회용 기저귀와 생리용품 또한 절실하다.

불우한 이웃들을 제 식구처럼 돌아보고 따뜻한 정과 사랑이 흘러가도록 나누는데는 큰 구호와 특별한 결심이 필요치 않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 동감하는 마음으로 겸손히 손을 펼쳐 나누는 사랑을 실천하면 된다. 주는 것이 받는 것 보다 은혜가 더 큰 것을 나눔으로 경험해 볼 수 있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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