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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미협 50년, 에이콤 30년의 무게

오수연 · 사회부 차장·문화담당
오수연 · 사회부 차장·문화담당 

[LA중앙일보] 발행 2018/12/12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8/12/11 18:22

숫자는 그때 그때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다. 1등이라는 숫자는 '최고'라는 의미를, 12월은 한해의 끝을 알려주고, 40세는 '세상에 미혹되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숫자지만 때론 그 안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의미와 가치를 담기도 한다.

지난 10월 남가주한인미술가협회(회장 미셸 오)가 50회 정기전을 열었다. 1964년 발족한 미협은 같은 해 제1회 회원전을 시작으로 지난 54년을 이어왔다. 그리고 올해 50번 째 정기전을 맞았다. 50은 먼 타국에서의 고된 일상에서 붓을 놓지 않고 예술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았던 한인 작가들이 있어 가능한 숫자다. 미셸 오 회장은 "전시회를 준비하기 위해 미협의 발자취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선배들의 노고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감사'라는 단어가 마음에 가득 차오른다"며 "올해 전시는 독특한 환경 속에서도 작품 창작의 의지를 계속 이어온 멋진 작품들과 50회라는 숫자 속에 녹아있는 열정과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문화공연기획사 에이콤(대표 이광진)은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1988년 11월 '우리 읍내'라는 첫 작품을 시작으로 '지나' '서울발레단 공연' '팝페라 임형주 콘서트' 연극 '봄날은 간다' '이수일 심순애' '오! 마미' 그리고 수많은 7080 콘서트와 최근 공연됐던 '흥부전' '장수상회'까지 120편의 공연을 LA한인들에게 소개했다. 그렇게 20만 명의 관객이 에이콤이 기획한 문화공연을 보고 즐겼다. 척박한 이민사회에서 그것도 문화공연이라는 콘텐츠만으로 30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 역시 이광진 대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누구도 그가 LA 공연문화의 씨앗을 뿌리고 키웠다는 데 반박할 수 없을 것이다.

공연 하나를 올리는 일은 쉽지 않다. 작품을 기획하거나 초청해 오는데도 인력과 자금 그리고 무엇보다 열정이 필요하다. 그 모든 게 갖춰졌어도 객석을 가득 메울 수 있는 공연이 되기는 하늘에 별따기다. 한국에서도 문화예술계는 몇몇 유명 작가나 기획사와 배우들을 제외하면 배고픈 곳이다. 그런데 정착하기에도 바쁜 이민 사회에서 문화예술을 이어오는 일은 더더욱 녹록지 않았을 것이다.

이광진 대표는 30주년 인터뷰에서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공연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성숙한 문화가 한인 사회에도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언제부터인가 공짜표를 바라는 풍토가 LA이민사회에 만연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50회도, 30년도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땀을 흘려야 가능한 숫자인지 감히 짐작할 수도 없다. 우리가 먼 타국에서도 한국어로 된 공연을 볼 수 있고 한인들의 감성이 묻어나 있는 미술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것은 오랜 시간 누군가의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이제는 그 무대 뒤를 들여다 보고 관심과 격려를 보내야 할 때다. 그래야 앞으로도 LA 한인타운에서 더 좋은 작품, 더 좋은 연극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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