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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학비를 한 푼도 안 받는 대학

대입 시즌이 시작되면 쏟아지는 기사가 있다. 바로 학자금 부채에 대한 기사다.

얼마전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학자금 대출 총액이 1조5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6년에 대학을 졸업한 이들의 학자금 부채가 20년 전에 비해 두 배로 뛰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하지만 졸업생의 43%는 대학 졸업장을 요구하지 않는 직종에 취업해 고등교육으로 인한 경제적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취업한 지 5년 정도가 지나야 소위 '정규직'으로 전환하게 되지만 이마저 6%는 정규직 전환도 힘들다고 전했다.

자녀가 대입을 준비할 때 부모는 학자금 준비를 해야 한다. 자녀가 공부를 잘해서 전액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들어가면 좋겠지만 쉽지가 않다.



전액 장학금을 받아도 기숙사 비용이나 생활비를 내야 하는 조건이 많아 대학 학비에 대한 부담은 만만치 않다. 당연히 학부모들의 눈은 학비 부담이 없는 대학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실제 미국에 학비를 전혀 받지 않는 대학이 존재한다. 이름하여 '하드 워크 유(Hard Work Univ.)'다. 지난 70년대 월스트리트 저널이 이 대학을 '하드 워크 유'라고 부르면서 알려졌다. 별명을 풀이하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대학'이라고 할까. 하지만 원래 대학의 이름은 '칼리지오브더오작스(College of the Ozarks)'다. 미주리의 오작스에 있어서 그렇게 대학 이름도 지었다.

설립자는 장로교 선교사 제임스 포스더로 1906년에 시작했다. 원래는 고등학교였는데 1956년 2년제 대학으로 발전하더니 1965년에는 4년제 대학으로 승인을 받았다. 선교사 포스더가 학비가 없는 학교를 세우게 된 건 한 소년 때문이었다. 학교에 가지 않고 다람쥐를 잡으러 다니는 아이에게 이유를 묻자 돌아온 대답은 "집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데 어떻게 학교를 가느냐"는 말이었다고 한다. 충격을 받은 포스더 선교사는 독지가들의 도움을 받아 학비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게 된다.

수업료와 기숙사비가 모두 무료인 이 학교는 저소득층에게만 지원자격을 부여한다. 성적은 GPA 3.0 이상이어야 하며 대입시험 점수도 SAT 1030점, ACT 2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그렇다고 지원자 모두 합격시키지는 않는다. 이들은 학교에서 요구하는 입학 조건을 지킨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그건 바로 1주일에 최소 15시간 일을 하는 것이다. 학기 중엔 누구나 도서관과 식당 등 캠퍼스 내 시설이나 인근 소매 업소에서 일을 해야 한다. 방학 때는 일하는 시간이 주 40시간으로 늘어난다.

공부하랴, 일하랴. 한눈 팔 시간이 없지만 대학 4년 동안 '하드 워크'로 단련되다보니 졸업생들은 대부분 '아메리칸 드림'을 일군다. 이 학교 졸업생 가운데는 별을 넷씩이나 단 4성 장군도 있고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 내로라하는 명사들도 있다.

대학에 합격하고도 학비 때문에 입학 여부를 고민하는 학생들이 있다. 하지만 절망은 아직 이르다. 찾아보면 미국에는 여전히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차세대에게 기회를 부여하는 곳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학비 비싼 사립대에 가지 않아도 된다. 자신의 환경에 맞춰 대학을 지원하고 다니는 그곳에서도 얼마든지 꿈은 이룰 수 있다.


장연화 / 사회부 부국장·교육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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