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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뉴스] 텍사스는 춤을 출 것인가

텍사스 주는 지구상 인류 75억 명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곳이다. 면적 69만6241 제곱km. 대한민국의 면적이 10만 제곱km(한반도 전체 22만 제곱km). 텍사스가 뉴욕처럼 위로 뻗어나가는 주거 형태이고, 인구밀도가 뉴욕(2014년 현재 1 제곱km당 1만194명)과 같다면 이론상으로 전 세계 인구를 모두 품을 수 있는 거대한 땅이다.

텍사스는 모든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가 석권하고 있지만, 1960년대 이전만 해도 민주당 아성이었다. 정당의 세력 판도가 180도로 바뀐 데는 인종차별적 요소가 있었다. 당시 공화당의 공약은 연방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주 자치권을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사실 연방정부 간섭의 핵심은 '시민권리법(Civil Rights Act)'의 제정을 놓고 나온 이야기다. 이 법은 흑인들에 대한 차별과 분리 정책을 철폐하고 흑인과 백인을 동등한 시민으로서 대우하고자 하는 취지의 법률이다.

법이 발효된 1964년의 대통령 선거에 나선 공화당 후보 배리 골드워터는 '뜻밖에도' 시민권리법에 반대하고 나섰다. 각 주의 권리와 개인의 권리를 연방정부가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것이다. 개인은 자신들의 의사에 따라서 어떤 일을 함께할 사람을 선택할 권리가 있으며, 그 선택이 설사 인종적인 차별에 따르더라도 개인의 권리가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낙선했지만, 각 주의 권리를 연방정부가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호응을 받았고 이후 보수파의 상징적 인물로 떠올랐다. 이때부터 텍사스 등 남부 주들은 공화당으로 돌아서기 시작했고, 지금은 공화당의 확고한 텃밭이 됐다. 아이러니다. 남북전쟁 승리와 흑인노예 해방으로 남부의 원수가 됐던, 공화당이 흑인차별 철폐 반대를 통해 오히려 남부에서 지지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텍사스의 힘'은 광대한 면적에 못지 않게 대통령 선거인단 수에서도 나타난다. 현재 38명으로 2위다. 민주당의 철옹성 캘리포니아가 55명으로 1위. 향후 대선에서 공화당이나 민주당이 텍사스와 캘리포니아 2개 주를 '먹는다면' 사실상 결과는 뻔하게 된다.



2020년 대선은 '트럼프의, 트럼프에 의한, 트럼프를 위한' 선거다. 당장 멕시코 국경장벽 문제, 이로 인한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는 트럼프 선거의 전초전이 되고 있다. 셧다운의 원인으로 작용한 멕시코 국경장벽 문제는 선거인단 수 1, 2위인 '파워 주'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는 남다르다.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유권자 중 적지 않은 수가 히스패닉계다. 히스패닉 세계와 거대한 장벽을 세우는 것에 반감을 갖고 트럼프(공화당)에 등을 돌릴 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도 판이하다. 민주당 후보 누가 나와도 트럼프 현 대통령에게 승리한다는 결과와 비록 셧다운 책임이 트럼프에 있지만, 지지율은 달라진 게 없다는 결과가 맞붙고 있다.

민주당의 대선 경선은 벌써 북새통이다. 이미 4명이 출사표를 던졌고, 10여 명이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인물들은 '텍산(Texan·텍사스 주 사람) 후보'다. 줄리안 카스트로는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을 지냈고, 텍사스 샌안토니오에서 시장을 역임했다.

또 한 명은 베토 오루크 민주당 하원의원이다. 텍사스 주 중간선거에서 현역 공화당 거물 테드 크루즈 의원을 상대로 선전(2.6%포인트 차 낙선)하면서 스타로 떠올랐다. 가장 많은 모금을 거뒀고, 최근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따로 만나기도 했다.

2020년 대선에서 텍산 '베토'와 '줄리안'이 "Shall We Dance?"를 외치면, 텍사스는 춤(swing)을 출 것인가. 텍사스가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가 된다면 현대 미국 정치사의 가장 큰 변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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