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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박철 참사께, 북미회담을 앞두고

김형재 / 사회부 차장
김형재 / 사회부 차장  

[LA중앙일보] 발행 2019/02/01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9/01/31 18:38

박철 참사님 안녕하시지요. 참 오랜만입니다. 사람 일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참사님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뒤 잘 지내시는지 늘 궁금했습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하 북측) 인민과 대한민국(이하 남측) 국민이라는 표식의 차이를 절감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미국이라는 나라에 살면서 '우물 안 개구리'는 벗어났지만 어디까지나 표면적이더군요. LA우체국 직원이 "시스템상 북측으로 우편물을 보낼 수 있다"고 설명할 때, 몇 번이나 되물었는지 모릅니다. 한데 참사님 본국 귀임 후 어느 부서로 가셨는지, 그곳 주소는 어느 곳인지 확인할 길이 없더군요.

참사님 후임의 연락을 오매불망 기다렸지만, 그분의 낯가림을 아쉬워해야만 했습니다. 유엔주재 북측 상임대표부가 '뉴욕채널' 역할로 어느 때보다 바쁠 테니 어쩔 수 없다고 합리화를 하게 되더군요. 남북의 소통한계를 한 개인이 어찌할 수 없다는 사실은 '분단 현실'을 충분히 느끼게 해줬습니다. 안타까움과 함께요.

지난 17~19일, 워싱턴DC발 제2차 조미고위급회담 대표단 사진을 보고 참 많은 감정이 오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이야기를 경청하는 박 참사님 모습을 몇 번이고 다시 확인했습니다. 곧이어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방미 결과를 보고했다는 두 번째 사진을 보며 안도했고요.

언론은 박철 참사님을 국제외교 공식무대에 등장한 '김영철 사단'으로 띄우고 있습니다. 박 참사님 새 직함이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 부부장이란 소식도 반가웠습니다. 그만큼 박 참사님께 거는 기대가 큽니다.

참사님, 작년 6월 1차 북미정상회담을 지원하고, 이어 7월 평양을 찾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났을 때 감회는 어떠셨나요? 이번 워싱턴DC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면하셨을 때 무슨 이야기를 강조하셨는지 새삼 궁금합니다. 박 참사님께서 평소 말씀하셨던 소신과 철학을 '한반도 평화'를 위해 쏟아내셨다고 짐작해봅니다.

이제 익명이 아닌 국제외교 당사자가 되셨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 해결방식이 가장 중요한 지금, 참사님을 발탁한 북측의 용인술이 탁월함을 느낍니다. 무엇보다 김정은 위원장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지향하는 북측의 미래, 한반도 평화가 진정성을 담았다는 신호를 읽게 됐습니다.

박철 참사님, 지리멸렬했던 북미관계, 위태위태했던 한반도는 다시 얻기 힘든 기회를 얻었습니다. 미국에 계시던 7년 동안 얼마나 이 순간을 기다리셨던가요. 북측 인민·남측 국민의 안전과 번영이 이번 북미회담 결과에 달려있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한반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이 사실 무섭기도 합니다.

참사님의 유연하고 합리적인 사고, 해박한 지성, 한반도를 아끼는 투철한 조국애를 실무회담에서 모두 쏟아내실 것이라 믿고 또 믿습니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무대에서 참사님을 응원하겠습니다. 북측이 참사님을 믿고 맡긴 역할에 최선을 다해주세요. 남측과 미국이 함께 웃는 날, 꼭 다시 만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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