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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한 중고 차량의 선교적 변신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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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2/03 15:41

미국 이민 생활에 헌신적인 동반자였던 자동차는 노후됐을지라도 도시빈민들을 위한 유용한 선교 도구가 될 수 있다.

도시빈민 자녀들의 등하교 용으로, 직장 출퇴근 용, 신앙생활을 위한 교회 출입용, 개인적 사무를 위해 소중히 사용될 수 있다. 이민 생활 초창기, 넉넉치 않은 재정으로 구입한 중고 자동차, 하이웨이를 달리다가 시동이 꺼져 식겁했던 일, 어둔 밤길을 달리다 갑자기 고장이 나서 안절부절했던 기억들이 하나둘씩 쌓이며 애환이 깊어간다.

녹록치 않은 이민 생활의 충성스런 동반자로 사용되던 승용차가 서서히 노후되어 은퇴할 때가 되면 고민을 하게된다. 트레이드인하여 새차를 구입할 때 보탤건지, 비영리 선교 단체에 헌물할 건지 생각이 깊어진다. 굿스푼에 답지됐었던 중고 차량들, 그 속에 담긴 감동적인 사연들이 많다.

2016년 가을 초엽, 스프링필드에 사는 미국인 윌리엄씨로부터 포드 익스폴로러 SUV 차량을 기증 받았다. 짙은 자주색 차량은 4륜 구동으로 풀 옵션이었고, 정비 상태와 바디가 양호하였다. 대학생 아들이 통학용으로 썼었는데, 학업을 마친 후 직장을 찾아 타주로 떠나면서 남겨 놓았던 것이다. 미 육군 장교였던 윌리엄씨의 취미는 자동차 정비다. 퇴근 후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닦고 조이고 기름치면서 나름대로의 휴식을 취하곤 한다.

그해 연말, 포드 SUV는 멕시코 유카탄 이사말 지역에서 마야 인디오 후예들과 어린이 교육 선교를 하고 있는 이철남 선교사에게 기증됐다. 선교지에서 혹시라도 고장이 나면 수리 비용이 부담 될까봐 강 장로의 특별한 정비를 통해 최상의 컨디션으로 다듬어졌고, 차량 가득히 선교 물품을 채워 전달됐다. 현지 라티노 청소년을 위한 크리스챤 기숙학교 건립이 진행되고 있던때라, 마침 굿스푼이 소장하고 있던 LED 전구들, 방송 시스템 일체, 건축 도구들과 책자들이 SUV에 가득히 실려 텍사스를 거쳐, 멕시코 이사말 선교지로 직접 전달됐다.

버크에 거주하던 한인 김씨는 대장암 진단을 받은 후 집에서 통원치료 도중 갑작스럽게 악화되어 지난해 봄에 소천했다. 임종이 점점 가까워 오던 어느날, 자신이 타전 승용차에 대해 식구들과 의논했고, 장례를 마치자마자 김씨의 유언대로 굿스푼에 기증 절차를 밟았다.

센터빌에 거주하는 한인 박씨의 중고 캠리가 지난해 기증됐다. 십여년 동안 잔고장 없이 만족스럽게 사용했던 차량을 빈민 선교에 보태고 싶어 기증을 택했다. 볼리비아 출신으로 알링턴에 거주하던 엘리아나(61세)는 올드 미스로 간호 보조사다. 남동생 부부가 가정 불화로 이혼하면서 세 아이를 미국에 남겨 놓은채 각기 볼리비아로 떠나 버렸다. 졸지에 조카 셋을 떠맡게 되면서 경제적 어려움, 거주 공간의 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있던 중 차량을 기증받고 싶어했다. 열심히 세 조카를 돌보며 신앙생활에 열심을 내는 엘리아나는 한인들의 정성과 사랑에 감사를 잊지 않는다.

한인들의 중고차 기부가 계속되고 있어 감사하다. 애쉬번에서, 센터빌에서, 매나사스에서 기증되는 중고 차량들은 가난한 도시빈민들 뿐만 아니라, 은퇴 후 생활고에 힘겨워하는 원로 목회자들에게, 자유를 찾아 미국에 온 탈북자에게, 신학생들에게 무상으로 공급되고 있다.

한인들의 노후 차량, 중고 자전거, 중고 오토바이 기증은 도시빈민 선교와 구제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불우한 이웃들을 격려하여 온전히 세우는 소중한 선교적 도구가 될 수 있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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