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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수 속병 클리닉] 변비니까 규칙적으로 장세척 하자?

많은 환자들이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은 후에 이런 질문들을 물어 온다. "혹시 제 장 속에 숙변은 없었나요?" "1년에 한 두 번씩 정기적으로 장 청소를 받으면 좋지 않을까요?" 심지어는, 장세척을 하니까 머리가 가벼워지고 피부도 좋아졌다는 사람들도 있다. 또는 "변비가 심해서 관장약을 쓰거나 대장 세척을 하는데 안전한 방법입니까?"라고 묻는 사람들도 꽤 많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숙변과 장세척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변비(constipation)란?

사람들이 관장과 대장 세척을 원하는 이유는 대부분 만성 변비와 관련된 문제 때문이다. 우선 변비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일반적으로 건강한 성인의 정상적인 배변 횟수는 1일 3회부터 3일 1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배변 양은 물론이고 변의 농도와 질도 여러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배변 횟수의 감소와 잔변감은 변비의 중요한 증상들이라고 볼 수 있다.





변비의 여러 요인들

변비에는 여러 원인이 있는데 크게 기질성 변비와 기능성 변비로 구분된다. 인체에 유기적 질환으로 이상이 있어 변비를 일으키는 것을 기질성 변비라고 한다. 갑상선 저하증 등 여러 생활습관병 외에도 대장 자체의 문제로 인한 기질성 변비도 고려해 봐야 한다. 직장암을 포함하여 대장의 다른 부분에서 생길 수 있는 암 질환의 진단은 매우 중요하다. 변비 증상이 심하거나 연령이 높은 등 다른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들은 대장 내시경을 통하여 기질적 변비의 유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몸 안에는 별 이상이 없어도 대장 자체의 기능이 떨어져 변비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를 기능성 변비라고 한다. 기능성 변비는 이완성 변비, 경련성 변비, 직장형 변비로 구분된다. 이완성 변비는 대장 운동이 약해서 변을 항문 쪽으로 밀어내지 못하여 생기므로 고령자에게서 많이 발견된다. 경련성 변비는 대장의 신경이 긴장해 생기는 것으로, 스트레스와 환경 변화에서 비롯될 수 있으며 가끔 설사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직장까지는 변이 내려오지만 괄약근의 신경 조직 이상 등으로 변비가 생기는 것은 직장형 변비라고 한다.



그릇된 식사습관과 스트레스

변비의 대부분은 기능성 변비에 속한다. 이러한 기능성 변비의 대다수는 그릇된 생활 습관, 식습관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생활양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변비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자 치료 대책으로는 섬유질이 많이 함유된 조화로운 식사,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을 손꼽는다. 변비가 오래 지속될 경우에는 섬유질이 많이 함유된 식사 외에도 필요에 따라 섬유질 보충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이러한 섬유질을 가외로 먹을 때는 반드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분과 섬유의 농도가 잘 맞는 경우는 대장의 운동성과 변의 유통이 쉬울 수 있지만, 수분이 모자랄 경우에는 오히려 변비가 심해질 수도 있다. 관장약은 필요한 때를 제외하고는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시중에서 유행하는 관장약이나 장 청소 등은 습관성을 유발시킬 뿐 아니라, 대장의 건강에 해를 끼쳐 변비를 더 악화시킬 수 있으며 새로운 대장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좋은 습관으로 하는 장 청소

숙변이란 말은 대장 안에 변이 오랫동안 지체되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지만, 대장 신경이 마비되어 변을 쉬 볼 수 없게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통 일반인들에게서 문제가 될 만한 '숙변'은 발견되지 않는다. 이외에 대장 안에 많은 게실이 있을 경우, 변이 게실 구멍 안에 들어 있어 오랜 시간 동안 배설되지 않아 부패될 가능성도 있지만, 대부분은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규칙적인 관장이나 대장 세척은 필요 없으며 이것들은 오히려 장 안의 자연 환경을 변형시켜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언론을 통하여 대장 세척이나 장 청소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많이 나도는 것을 보는데, 이러한 선전물에 현혹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양질의 섬유질과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좋은 식습관과 운동을 통해 규칙적으로 쾌변을 보는 것이야말로 우리 인체에 가장 이롭고 자연적인 장 청소 방법인 것이다.



현철수 박사=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생물리학을 전공하고 마이애미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조지타운 의과대학병원에서 내과 레지던시 후 예일 대학병원에서 위장, 간내과 전문의 과정을 수료하고 많은 임상 활동과 연구 경력을 쌓았다. 로체스터 대학에서 생물리학 박사,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스토니브룩 뉴욕주립 의과대학과 코넬 의과대학에서 위장내과, 간내과 교수를 겸임했다. 재미 한인의사협회 회장, 세계한인의사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뉴저지주 의료감독위원회 위원이자 아시안 아메리칸 위암 테스크포스(Asian American Stomach Cancer Task Force)와 바이러스 간염 연구센터(Center for Viral Hepatitis)를 창설해 위암 및 간질환에 대한 캠페인과 나아가 문화, 인종적 격차에서 오는 글로벌 의료의 불균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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