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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회장님, 감동은 어디 갔나요"

2일 대한인국민회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오는 11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연합기념식'을 LA한인타운 옥스퍼드 호텔 2층 전체를 빌려 진행하겠다는 것이었다. 주제는 '독립운동의 완성은 통일 한국'. 백범 김구 선생 등 조국 분단을 결사 반대했던 것이 우리 독립 운동가들의 뜻이었으니 알맞은 주제다 싶었다. 하지만, 행사 식순에는 그것과 관련된 강연이나 문화행사가 없었다. 왜 주제에 걸맞은 프로그램이 없느냐고 물었다. 답이 썰렁했다. 주제만 통일로 정했단다. 비영리단체도 낚시질을 하나.

이번 행사는 대한인국민회와 민주평통 LA협의회, LA한인회 등 3개 단체가 공동으로 진행한다. 기자회견 자리에는 권영신 대한인국민회 이사장과 서영석 민주평통 LA협의회장, 로라 전 LA한인회장이 오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대한인국민회 이사장만 착석하고 나머지 자리에는 대리인이 참석했다. 기자들이 질의했다. "기념비적인 행사를 앞두고 회장님들은 어디로 갔나요?" 서영석 회장을 대리한 박상준 대외협력부회장은 "(의사인) 서 회장은 병원 진료가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로라 전 회장을 대리한 엄익청 부이사장이 답할 차례. 하지만 권영신 이사장이 대신 말했다. "로라 전 회장은 갑자기 3일 동안 출타하셨다" 얼마나 급한 일이기에 불참했느냐고 되물었더니, 타운에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러자 로라 전 회장의 자격 논란이 일었다. 한 참석자는 과거 로라 전 회장이 한인회 출마시 공탁금 납부 논란을 만들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그 때문에 로라 전 회장과 당시 선관위원이었던 권영신 이사장이 싸운 뒤 사이가 안 좋다며 수군거렸다.

건물을 나오는데 한 분이 내 오른쪽 팔을 톡톡 쳤다. 식순을 한 번 보라고 한다. 국민의례 마지막 순서, '순국 선열·민주화 인사 묵념'. 이분은 왜 애국 행사에 민주화 인사를 추모하냐고 지적했다.



길 위에서 긴 이야기를 나눌 수 없어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100주년 기념사업 종합계획의 내용을 요약 전달한다. "(100주년 행사를 통해) 3·1운동과 임시정부에 뿌리를 두고 촛불 시민혁명으로 이어진 자랑스러운 국민주권 시대를 대한민국 역사의 주류화로 정립해야 한다." "독립운동→4·19혁명→5·18민주화운동→6·10민주항쟁→촛불 시민혁명." "대한민국 발전에 이바지한 참전 유공자와 산업화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고 땀흘린 공헌자에 감사해야 한다." 30페이지 계획안에 '민주화'라는 단어가 9번 등장했다.

지난 3일 제주도에서는 71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이 있었다. 20대 외손녀가 8살 나이에 4·3 사건을 경험한 할머니의 끔찍했던 과거사를 이야기하며 참석자들을 눈물 바다로 만들었다. 행사에는 감동이 주제다.


황상호 /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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