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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채소와 아이 기르기

봄을 이기는 겨울은 없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매섭고 추운 겨울이 지속할 것 같았는데 어느덧 봄입니다.

요즘 도시 사람들이 취미로 많이 하는 것이 주말 농장입니다. 땅을 파고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벌레를 잡아주고 수확하는 과정이 즐겁고 재미가 있습니다. 채소를 키우는 주말 농장주의 마음은 사람을 키우는 선생의 마음이나 부모의 마음과 같습니다.

첫째, 적기에 씨앗을 뿌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3월 조금 추운 듯한 시기, 낮 동안에 해는 기운을 땅으로 보내고 이 힘을 받은 땅은 씨앗을 덮어 자라게 합니다. 배움에도 때가 있습니다. 학교 다닐 때 적절한 공부를 해야 인생의 과정을 따라가기가 쉽습니다. 채소 씨앗을 시기보다 늦게 뿌리면 성장을 위해서는 비닐을 깔아 주거나 온실 기능을 하도록 하우스 터널을 만들어야 합니다. 사람도 배울 때 배우지 않으면 일하면서 배워야 합니다. 고통스럽고 힘이 듭니다.

둘째, 땅에 맞는 씨를 뿌려야 합니다. 땅의 특성에 맞는 작물이 있습니다. 토지의 기운이나 흙의 조성을 고려해서 씨앗을 뿌려야 합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특기와 적성을 파악해서 개별 교육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셋째,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콩은 지지대를 만들어야 하고 호박은 땅을 많이 북돋아야 합니다. 상추는 잘 자라기에 잎들이 닿지 않도록 해줘야 합니다. 아이들도 홀로 자라는 게 아닙니다. 부족한 부분은 채워 줘야 합니다.

넷째, 물을 주어야 합니다.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은 흠뻑 젖도록 물을 주어야 합니다. 광합성으로 성장하려는 잎도 물이 부족하면 시들해지죠. 물을 주고 한 시간 정도 지나면 잎들은 팽팽해지고긴장감을 가진 것처럼 진녹색이 됩니다. 사람도 자랄 때 단백질을 잘 보충해주고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다섯째, 제때 수확해야 합니다. 3월에 씨앗을 심으면 5~6월에 풍성한 수확을 합니다. 수확시기를 놓치면 제대로 된 영양과 맛을 가진 채소를 수확하기 어렵죠. 고추는 떨어지고 상추의 잎은 허연 빛을 띠게 됩니다. 사람도 공부를 하고 배움의 창고가 가득하면 원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상급학교에 가거나 직장을 잡거나 자기 일을 해야 합니다. 시기를 놓치면 적절한 일이나 취업을 하기가 어렵죠.

세상 살아가는 이치는 다 비슷합니다. 채소를 키우는 농부의 마음이나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이 알아야 할 상식은 같습니다. 그래서 한 분야를 깊이 알면 다른 일에 대해서도 영감을 가질 수 있는 모양입니다. 주말 농장을 하면서 아이 교육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어 상추 쌈을 먹는 순간이 더 행복해지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긋한 마음의 눈빛으로 키운 상추가 더 맛있고 사랑으로 키운 아이가 더 훌륭한 아이가 되는 것은 참 쉬운 세상 이치입니다.


김류다 / 라크레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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