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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수 속병 클리닉] 쓰린 속을 놔뒀기로서니 식도암이라니!

현대인 중 속쓰림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명치 부분에서 가슴 중간 부위로 타오르는 듯한 전형적인 속쓰림 증세가 아니라도 뭔가 가슴 중간 부위가 막힌 듯 답답하다거나 가끔 신물이 올라오는 듯하고 메스꺼움을 느끼는 등의 증세는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위산 역류와 관계된 증상은 비록 경미하다 해도 오래 지속될 경우 위 식도 역류성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이로 인한 식도염, 식도 궤양, 식도 협착증, 식도암 등도 초래할 수 있다.




바렛 식도(Barrett's esophagus)란?

단순한 식도염은 생활 습관을 바꾸고 단기간의 위산 조절 요법으로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만성 식도염으로 발전되어 합병 증세를 일으킬 경우에는 장기 약물 치료뿐만 아니라 수술까지 필요할 수 있다. 만성적으로 위 식도 역류를 보이는 환자들 가운데 약 10~12퍼센트가 식도염으로 발전되는 것으로 보고된 상태이다. 식도염과 만성 식도염으로 인한 합병증의 하나로 바렛 식도가 있다.



바렛 식도는 만성 식도염이 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질환으로, 하부 식도 점막의 변이 현상에서 비롯된다. 다시 말해 바렛 식도는 식도의 점막이 변질되어 원래의 식도 점막 세포인 판형 상피 세포가 원주형 상피 세포로 대치된 것을 말한다. 바렛 식도의 주요 증세는 속 쓰림 및 위 식도 역류성 증세이지만, 바렛 식도로 진단을 받은 환자들 중에는 역류 증세가 없는 경우도 많다. 그러므로 바렛 식도의 진단은 의료진의 원숙한 경험과 꾸준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만성 식도염(chronic esophagitis)의 위험, 식도암(esophageal cancer)

바렛 식도의 임상적 중요성은 이렇게 변질된 점막 부위에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자극이 옴으로써 식도 점막에 형성 이상이 생겨 결국 식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데 있다. 바렛 식도 환자의 약 10퍼센트가 선암으로 발전되는데, 이는 일반 인구의 선암 발생률에 비해 위험도가 약 40배가량 높은 것이다. 즉 바렛 식도는 위 식도 역류성 질환이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전암성 병변이다. 미국의 경우 1970년대 이후로 바렛 식도와 이로 인한 식도암 발병률은 상승 추세이다.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사실은, 바렛 식도가 일으키는 식도암 발병률과 함께 위의 분문(식도와 위를 잇는 개구부)에서 발생하는 위암의 발병률 역시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전체적인 위암 발병은 많이 줄어든 반면, 부분에서 생기는 위암은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 또한 위 식도 역류성 질환과 위암 발병률과의 상관관계를 보여 주는 한 예이다.

식도암은 50~60대에서부터 흔히 발생하며 식도 점막에 대한 장기간의 물리적, 화학적 자극과 관계가 있다. 즉 과도한 음주나 흡연, 불규칙한 식사 습관과 자극적인 음식 등은 식도 점막에 손상을 일으키며, 이로 인한 점막의 형성 이상은 급기야 암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다는 보고이다. 식도암은 식도 내벽을 둘러싸고 있는 점막에서 발생하여 내부 통로로 종괴와 궤양을 형성하면서 진행하는데, 그 결과 식도 내강이 좁아져서 음식물이 쉽게 지나가지 못하게 된다. 바렛 식도가 일으키는 식도암은 선암으로서 주로 식도 하부에서 발생한다.

식도암의 증상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초기에는 별 증세가 없거나 경미한 편이다. 단순한 속 쓰림이나 가슴 중앙의 압박감에서 시작해서 많이 진전된 다음에는 연하곤란(음식물이 입에서 위로 통과하는 데 장애를 받는 느낌)이 생길 수 있다. 병이 진행됨에 따라 나중에는 물이나 침까지도 삼키기 어렵게 된다. 그 외에 체중 감소, 통증(특히 음식물을 삼킬 때), 구토, 출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들은 불행하게도 병이 많이 진전된 다음에야 나타나기 때문에 식도암 진단을 받았을 때 환자 대부분은 이미 완치가 불가능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역류 증세, 역류로 인한 합병증, 그리고 만성 위 식도 질환의 위험 요인이 있을 경우에는 반드시 식도 검진 (위내시경)을 받기를 권한다.



예방과 치료

내과적인 치료 방법으로 바렛 식도를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렵지만, 동반하는 위 식도 역류를 치료하고 식도 선암을 조기 발견 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약물 치료 방법으로는 위산 분비 억제제 외에도 위와 소장의 고유 운동성을 강화시키는 약들을 사용하여 역류를 치료할 수 있다.

만약 바렛 식도 진단이 내려졌을 경우에는 매 1, 2년마다 식도암 발병에 대비한 조기 내시경 검진을 권장한다. 만약 형성 이상이 발견되면 형성 이상 정도를 파악해 심한 경우에는 절제까지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장기간 역류 증세나 이와 관련된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정기적인 내시경 검진을 통하여 바렛 식도 외 여러 식도 질환의 유무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현철수 박사=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생물리학을 전공하고 마이애미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조지타운 의과대학병원에서 내과 레지던시 후 예일 대학병원에서 위장, 간내과 전문의 과정을 수료하고 많은 임상 활동과 연구 경력을 쌓았다. 로체스터 대학에서 생물리학 박사,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스토니브룩 뉴욕주립 의과대학과 코넬 의과대학에서 위장내과, 간내과 교수를 겸임했다. 재미 한인의사협회 회장, 세계한인의사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뉴저지주 의료감독위원회 위원이자 아시안 아메리칸 위암 테스크포스(Asian American Stomach Cancer Task Force)와 바이러스 간염 연구센터(Center for Viral Hepatitis)를 창설해 위암 및 간질환에 대한 캠페인과 나아가 문화, 인종적 격차에서 오는 글로벌 의료의 불균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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