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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임 무효' 판결에도 "교회는 세상이 흔들 수 없어"

오정현 목사 관련 법원 최종 판결

사랑의교회 재상고 기각해
"오정현 목사 위임은 무효"

교회 측 "판결 대비 재결의"
"교회법 근거 모든 절차 거쳐"

향후 법적 다툼 발생할 수도
한인 교계도 찬반 논란 여전


한국 대법원이 미주 지역 출신 오정현 목사(서울사랑의교회)에 대해 '위임 결의 무효'를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즉, 오 목사가 위임 목사로서 직무를 집행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한 셈이다. 이번 판결은 지난 12월 서울고등법원이 오정현 목사 위임 결의 무효 확인 소송 파기 환송심에서 원고(교인들) 측 승소 판결 <본지 2018년자 12월11일 a-22면> 을 내린 데 대해, 사랑의교회측이 위임결의무효확인 등의 재상고를 하자 이를 기각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 소속 교인들이 오 목사를 둘러싼 각종 문제를 두고 제기한 이번 소송은 결국 3년여에 걸친 법정 공방 끝에 마무리됐다. 하지만, 교회 측은 대법원 판결에도 자체 노회에서 오 목사에 대한 위임을 재결의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판결 내용과 계속되는 논란에 대해 알아봤다.

법원의 최종 판결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다.

오정현 목사가 미국에서 한국으로 목회지를 옮기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고, 이는 현 소속 교단(예장합동) 목사로 자격을 갖추지 못해 2003년의 위임은 무효라는 것이다.



법원의 판결대로라면 오 목사는 예장합동 목사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위임 자체 역시 무효가 되는 셈이다.

하지만, 사랑의교회측은 법원의 판결을 두고 "주님의 교회는 세상이 흔들 수 없고, 흔들리지도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판결이 난 25일 사랑의교회 측이 교인들에게 발표한 입장문을 보면 "대단히 아쉽고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중략) 대법원의 금일 판결에도 교회 사역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대법원 판결에도 교회 측이 아랑곳하지 않는 것은 왜일까.

교회 측은 입장문에서 "이런 상황이 오더라도 교회 사역은 안정적으로 감당해야 하기에 교회법에 근거해 필요한 모든 결의를 거친 끝에 지난 3월25일 임시노회에서 오정현 목사를 위임목사로 재결의한 바 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법원 판결에 대비, 미리 재결의 절차를 밟아 문제로 지적된 부분을 사전에 차단한 셈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법원 판결로 직무 정지를 당했던 오 목사가 목사 자격을 다시 갖추기 위해 지난달 소속 교단의 2주짜리 단기 편목 과정을 밟은 것을 뜻한다. 이후 오 목사는 본인에 대해 제기됐던 절차상 문제를 단기 편목 과정 수료를 통해 해결했다.

이후 위임 재결의(3월25일)는 곧바로 공동의회와 노회를 거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불과 1달여 만에 모든 절차를 끝내버린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법원의 이번 판결 자체는 의미도 없고, 교회에 아무런 지장을 줄 수 없다는 게 교회 측 입장이다.

아울러 사랑의교회 측은 "십자가의 복음만이 능력의 원천임을 믿으며 오직 복음의 사명을 위해 같은 말, 같은 마음, 같은 뜻을 가지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높은 비전을 중단 없이 감당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랑의교회를 둘러싼 교계내 잡음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소송을 제기했던 교인들은 오 목사에 대한 위임 결의가 무효라는 판결에 따라 2003년 이후 발생했던 법률 행위와 오 목사에 대한 교회 사례비 지급 등을 두고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교계에서는 이번 판결에 대한 성명서도 발표됐다.

26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 측은 성명에서 "판결에 대해 오정현 목사와 사랑의교회, 예장 합동 총회는 종교 자유의 침해나 교단 자율성의 침해라고 반발해 왔다"며 "하지만 법원은 단지 교단에서 정한 목사가 되기 위한 규정을 따르지 않은 사람을 교단의 목사로 인정하는 것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지적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법원뿐 아니라 교회 밖에서 이를 바라보는 건전한 시민들의 상식적 문제 제기다. 이러한 상식에 맞지 않는 이상한 행동을 하면서 이것을 종교의 이름으로 합리화한다면 기독교는 몰상식한 종교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기윤실은 ▶석·박사 학위 논문 표절 ▶학력 위조 ▶예장 합동 교단의 편법적 위임 절차 등을 두고 오 목사와 사랑의교회에 대해 해명과 합당한 회개를 할 것을 촉구했다.

기윤실은 "논란 초기에 스스로 정직하게 사실을 밝히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 회개를 했으면 이렇게까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오정현 목사는 계속 거짓말로 덮거나 대충 무마하려 했고, 그 수렁에 교회와 교단까지 함께 빠지게 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기윤실은 "그럴수록 그가 한국 교회 내에 퍼뜨린 거짓의 바이러스는 한국 교회에 대한 신뢰를 끝없이 추락시키고 있다. 오직 하나님 앞에서 정직한 해명과 그에 합당한 회개를 촉구할 따름"이라며 성명을 마쳤다.

물론 교계에서도 오정현 목사에 대한 논란을 두고 찬반 여론은 갈린다.

한인 교계 A 목회자는 "그래도 미주 지역에 있을 때 한인 교계에 미친 영향도 컸고 장점도 많은 목사인데 불거진 이슈들 때문에 그런 부분이 가려지는 건 아쉽다"며 "물론 목회 인생에 있어 실수한 부분들도 있겠지만 반대파에 의해 이미지가 더 나빠진 영향도 있고 그 어느 누구도 얻은 게 없는 싸움이라 이제는 모든 걸 그만 끝냈으면 한다"고 전했다.

반면, 또 다른 B목사는 "지금 사랑의교회와 오정현 목사가 하는 것을 보면 사회법마저 무시하고 여론과 교계 전반을 전혀 고려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이번 판결에 대해 사랑의교회 측의 반응만 봐도 오늘날 교회가 왜 사회로부터 외면받고 'X독교'라는 말을 듣는지 다시 한번 절실히 깨닫는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오정현 목사는 남가주사랑의교회가 진행하는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 참석차 미국에 와 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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