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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애완가족'도 함께하는 연휴

가능하면 출근 전 동네 공원에 운동을 다녀오는 편이다. 공원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다. 이웃들 정원에 어떤 곳이 피었는지 구경도 하며 가는 길은 건강한 하루를 시작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아침 운동 길을 즐겁게 해주는 이는 따로 있다. '마야'다. 마야는 공원으로 가는 길에 있는 이웃집 애완견이다. 2살 된 시베리안 허스키. 이제 성견이 되어 덩치가 꽤 크지만 태어난 지 4~5개월 때부터 봐서인지 아직도 장난꾸러기 강아지처럼 귀엽기만 하다. 마야는 손을 흔들면 신나게 이리저리 뛰어오른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버킷 리스트 중에 하나가 애완견을 키우는 일이다. 키우고 싶은 견종 1순위가 바로 시베리안 허스키다. 주변에서 시베리안 허스키라고 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감당하기 쉬운 견종이 아니기 때문이다.

애완견을 키우고 싶은 마음을 달래기 위해 즐겨보는 TV프로그램이 '동물농장'이다. 애완동물을 소재로 한 재미있는 스토리도 많이 있지만 유기견에 대한 이야기들도 종종 소개된다. 모르는 곳에 버려지고, 이사 가면서 데려가지 않아 홀로 남겨지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에 버려진 두 마리의 개에 대한 이야기가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유기견들은 여름 휴가시즌이 되면 급증한다. 한국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2017년도 유실·유기동물 10만2593마리 중 여름휴가가 집중되는 6~8월에 전체의 32.3%인 3만2384마리의 반려동물이 길거리로 버려졌다. 특히 극심한 폭염을 치렀던 지난해에는 더욱 그 수가 증가했는데 한국의 유기동물 입양 및 실종동물 찾기 앱인 '포 인 핸드(Paw in Hand)'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8월 사이 한 달 반 휴가시즌 동안 전국 각지에 있는 보호소에서 보호 중인 유기 동물 수가 전년동기 대비 5.5배가 증가했다.

애완동물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미국 역시 유기동물 문제는 심각하다. 미국 내에서 애완견 수는 7800만 마리, 애완묘는 8580만 마리. 미국 가정의 44%가 개를, 35%가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는 통계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 ASPCA에 따르면 매년 동물보호소로 들어오는 애완동물 수는 650만 마리에 달한다. 이들 중 일부는 새로운 주인을 만나지만 대부분은 안타깝게도 안락사 된다. 동물보호소에서 애완견을 데려와 키우는 비율은 23%, 애완묘는 31%에 불과하다.

애완동물들이 첫 주인을 만나 끝까지 함께 사는 비율은 반을 조금 넘는 정도다. 나머지 상당수는 파양되거나 유기된다. 이유는 이상행동을 보이거나 공격적 성향을 강하게 보이거나 예상보다 몸이 크게 자란 경우 그리고 주인이 케어할 수 없는 건강 문제 등이 발생으로 인한 것이다.

누군가를 책임지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함께 산책하는 시간은 즐겁지만 배변 패드도 갈아줘야 하고 목욕도 시켜야 하고 아프면 병원도 데려가야 한다. 기쁠 때 함께하듯 슬플 때, 힘들 때도 함께해야 한다는 얘기다. 애완동물도 가족이기 때문이다. 메모리얼 연휴를 기다리며 들떠 있던 어느 날 마야를 보니 동물농장에서 봤던 주인을 기다리던 유기견의 얼굴이 잠시 떠올랐다. 여름휴가는 가족과 함께.


오수연 / 사회부 차장·문화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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