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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BTS를 알면 사업기회가 보인다

'4500만, 24시간'.

칠판용 스크린에는 아무런 설명 없이 두 숫자가 쓰여 있다. 교수는 묻는다. 이 숫자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고. 정답자에게는 보너스 점수까지 주겠다고 제안한다. 하지만 아무도 답하지 못한다.

한 여학생이 조심스럽게 말한다. "혹시 뮤직비디오 조회 수 아닌가요?" 그러나 누구의 동영상인지는 모른다. 교수는 답한다. 한 밴드의 노래가 발표된 지 24시간 만에 4500만 뷰를 기록한 것이라고. 스크린에는 BTS(방탄소년단)의 사진이 뜬다. 지난해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한 교수가 BTS를 소재로 수업을 진행한 내용 중 일부다.

그는 결론적으로 경영 부문에 종사한다면 글로벌 동향과 시대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수는 "BTS 인기는 한정된 세계가 아니다. 만약 당신이 자신을 다문화인이라고 말하고 싶고, 앞으로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싶다면, 특히 글로벌 경제와 금융, 마케팅을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BTS가 누구인지 모르고 미국 외의 세계에 대해 무관심해서는 지금 같은 시장 경제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 교수의 말은 구멍가게 한인 주인이나 한인 기업 관계자 모두에게 유효하다. 전세계에 불고 있는 BTS 신드롬을 단지 연예계 소식이나 자랑스런 한국인으로만 생각하는 것에 그친다면 돈 벌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나와의 연결고리를 찾지 못하면 장사나 경영감각이 무딘 것이다. 시대 흐름을 제대로 모르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한국 현대경제연구원은 '방탄소년단의 경제적 효과'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BTS의 생산 유발 효과는 연평균 4조1400억 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연평균 1조4200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분석한 2016년 중견기업 평균 매출액(1591억7000만 원)과 비교하면 26배가 넘는 엄청난 규모다.

보고서는 또 BTS를 찾아 한국에 올 외국인 관광객은 연평균 79만6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2017년 기준 한국에 관광 목적으로 방문한 외국인 입국자 수가 1041만 명 정도니 외국인 관광객의 7.6%가 BTS 때문에 한국을 방문하는 셈이다.

BTS 관련 수출의 경우 의류는 2억3398만 달러, 화장품 4억2664만 달러, 음식류 4억5649만 달러 등 총 11억1700만 달러가 팔릴 것으로 추산됐다. 대한민국 전체 소비재 수출액의 1.7% 수준이다. BTS가 지금 같은 인기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10년(2014~2023년)간 경제적 효과는 총 56조1600억 원(생산 유발 효과 41조8600억 원+부가가치 유발 효과 14조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반년 전 자료이니 지금 다시 조사하고 분석하면 이보다 최소 10% 이상은 더 액수가 커지지 않았을까 싶다.

여기에 더해 BTS의 팬덤 '아미'에 대한 해석과 BTS의 SNS 활용 방식은 경영이나 마케팅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공부해야 할 사항이다. 팬은 연예계만 존재하지 않는다. 특정 브랜드나 제품, 특정 업소도 충성도 있는 팬을 확보할 수 있다. 단 한 명의 열광적 팬이 뜨내기 손님 1000명보다 더 큰 힘이 될 수 있다.

SNS를 활용하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정보나 내용을 일방적으로 올리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반응하는 사람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BTS는 'Beyond The Scene'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BTS는 노래하고 춤추며 외친다. 청춘에게는 좌절하지 말고 희망을 보고 다시 일어서라고. 사업가에게는 현실 뒤에 숨겨진 노다지를 찾으라고.


김병일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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